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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인 좋은아버지합창단(단장 김명관, 지휘자 박우진)이 지난 26일 문화예술회관에서 창단연주회를 통해 공식적인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동안 지역의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면서 쌓은 실력을 가족과 시민 앞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무대였던 터라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설렘이 뒤섞인 무대였다.
합창연주회에서 좋은아버지합창단이 선보인 곡은 모두 15여곡. ‘보리밭’과 같이 남성의 중후한 멋이 돋보이는 가곡을, 때로는 ‘아빠의 청춘’과 같이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성인가요를 선보였다.
첫 번째 단독공연인 만큼 합창뿐만 아니라 단원들이 가진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됐다. 베이스 파트장을 맡고 있는 이종락 단원은 양산문인협회원으로 문정희 시인의 시 ‘찔레’를 낭송하며 색다르게 창단연주회의 막을 올렸다.
베이스 최정기 단원은 모차르트 오페라 돈죠바니의 수록곡인 ‘La ci darem la mano(연인이여 그대의 손을 나에게)’를 양산시립합창단의 소프라노 박명희 단원과 함께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밖에도 창단연주회의 게스트로 본사 소속 어린이중창단인 러브엔젤스가 무대에 올랐다. 특히 아빠 응원송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동요 ‘아빠 힘내세요!’가 끝난 후에는 청중들의 박수 세례를 많이 받기도 했다.
이들의 데뷔 무대는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무대에서 이들이 보여준 것은 단지 향상된 노래 실력, 함께 어우러지는 하모니만이 아니었다. 이들이 무대에서 불렀던 것은 아버지들의 희망이었다.
직장에서, 때로는 가정에서 외롭고 쓸쓸한 이 시대의 아버지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당당하게 핀 어깨와 자신감이 묻어나는 눈빛, 무대를 향해 자신 있게 내딛는 발걸음에서 꿈을 찾아 전진하는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는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어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노래하면서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좋은아버지합창단의 아버지들의 처음 마음과도 같았다.
2년여 만에 창단연주회를 열며 소중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좋은아버지합창단. 앞으로도 당당한 이 시대 아버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