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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각장애 딛고 태극마크 달았다..
문화

청각장애 딛고 태극마크 달았다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382호 입력 2011/05/31 10:29 수정 2011.05.31 10:29
농아인 볼링 국가대표선수 조상희




ⓒ 양산시민신문
현재 청각장애 2급인 장애인이 첫 도전에 국가대표가 됐다. 농아인 볼링 국가대표 조상희 선수(39, 어곡동)가 그 주인공이다. 조 선수는 취미로 시작해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볼링을 배우기 시작, 하루에 네 시간 이상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장애가 있지만 볼링을 배우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코치가 크고 정확하게 말하면 조 선수는 정확히 알아듣고 실전에 적용한다. 복잡한 내용은 글로 주고받으면 된다. 볼링을 향한 열정이 장애를 뛰어넘은 셈이다.

조 선수는 2005년 양산에 있는 농아인 체육 동아리인 스마일 클럽에 가입했다가 볼링을 처음 접했다. 그전까지 다른 운동을 해본 적은 없었다. 처음엔 평균 80~90점 정도로 일반인 초보자 수준이었다. 그러던 중 2009년에 시설관리공단 볼링 강사인 하영 코치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볼링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실력이 남다르게 성장했고, 지금은 평균 190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조 선수의 비공식 기록은 289점으로, 이는 스페어 1~2번 이외에 모두 스트라이크를 기록해야 나오는 점수다. 

조 선수는 국가대표를 위해 작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연습에 매진했다. 특히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면서 하 코치의 지도에 따라 약점인 롱패턴 레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연습했다.(볼링은 오일리 레인의 길이에 따라 경기 전략이 다르다.) 또한 스핀 조절과 투구 방법을 다듬었다.


경제적 지원 거의 없어
선수 생활 쉽지 않아

 
ⓒ 양산시민신문 
“일단 기분은 좋지만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국가대표가 된 조 선수의 소감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심리적 부담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 선수의 부담은 따로 있다. 바로 경제적 문제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기력향상연구연구 지급기준에 따르면, 농아인 국가대표가 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회는 데플림픽(4년마다 개최되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국제경기 대회)이 유일하다. 이 대회를 제외하면 1위를 하더라도 경제적 지원은 없다. 이번 8월에 나가는 아르헨티나 국제 농아인볼링대회도 마찬가지다.

경비 역시 걱정거리다. 국가대표가 됐지만 경비는 개인 부담이다. 아르헨티나 경기를 출전하기 위해 드는 경비는 1인당 300만원이 넘는다. 사비를 들여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셈이다. 그래서 조 선수의 목표는 2013년 여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데플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금메달을 딸 경우 매달 100만원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어려운 사정을 아는 국민체육시설 관계자 측은 국가대표로 선발된 만큼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볼링 게임비를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수선이나 용구 등에 드는 비용을 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 선수는 “국가대표가 돼서 기쁘지만 지원이 부족해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 게 쉽지 않다”며 “앞으로 장애인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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