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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해마다 독서교육은 강화되고 도서관은 더 많아지고 있는데 독서인구는 왜 점점 줄어들까요? 엄마나 학교에서 강제로 시키는 독서는 읽는 게 아니라 읽는 척 하기 위한 보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이들이 대학생이나 성인이 되면 아예 독서 자체를 하지 않게 되죠. 그래서 제대로 된 독서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우리나라 1호 ‘책 읽어주는 사람’으로 불리는 도서관친구들 여희숙 대표의 말이다. 지난 3일 양산교육지원청(교육장 김병열)의 초청으로 양산을 찾은 여 대표는 양산문화예술대강당에서 500여명의 학부모들에게 ‘사고력을 기르는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요?’라는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여 대표는 “독서교육의 최종 목표는 스스로 읽고 즐기고 독후감이나 토론 등의 갈무리를 할 줄 아는 ‘평생독자’를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중학교 1학년 학생의 60~70%가 교과서 독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연령에 알맞은 책 읽기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대로 된 독서교육은 생후 6개월부터 13세까지 이뤄져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목적을 가진 독서는 할 수 있지만 스스로 읽고 싶어 독서를 하는 평생독자를 만들 수는 없다는 것.
여 대표는 “생후 6개월에서 6살까지 하루에 15분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독서교육의 시작”이라며 “어떤 책도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도 좋고 엄마가 읽고 싶어하는 소설책이라도 상관없다. 그저 문자를 음성에 담아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 자체로 독서교육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을 읽은 아이에게 소감을 물으면 대부분 나오는 대답이 “재미있었어요”라는 말이다.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재미있어서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독서후기를 표현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읽는 게 아닌 보는 것에 그치는 책 읽기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제대로 된 책 읽기의 확인은 독후감이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이 독후감을 쓰기 싫어 독서를 하지 않을 정도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하는 여 대표는 ‘토론’을 강력히 추천했다.
여 대표는 “토론은 말로 하는 논술”이라며 “토론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른 아이들은 어떤 주제가 주어져도 자신의 힘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실력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론은 교육을 통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여 대표는 ‘부모와의 자연스러운 대화’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여 대표는 “토론은 대화를 통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는 행위이지만 무조건 내 생각만 강요하는 설득은 오히려 아집만 길러줄 뿐”이라며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할 줄 아는 열린 자세와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 대표는 ‘책 읽어라!’가 아니라 ‘책 읽어줄까?’라고 말하며 아이들과 책을 가깝게 만드는 노하우를 담은 책, ‘책 읽은 교실’을 발간했다. 이 책은 학교생활을 계절의 흐름에 맞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각 계절에 알맞은 독서지도 방법을 수록해 이후 학교 독서교육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부모님께 동화 한 편 읽어드리기, 동생에게 10분 동안 책 읽어주기, 달빛독서교실, 반디독서교실 등은 여 대표가 시도해 일반화된 도서관 활용 교육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