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이운용교수의 인도비즈니스] ① 인도인과 인도생활-6..
기획/특집

[이운용교수의 인도비즈니스] ① 인도인과 인도생활-6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1/06/07 10:15 수정 2011.06.07 10:16
주재원의 인도생활 ①




 
↑↑ (주)한화가 입주해 있는 뉴델리 오피스빌딩
ⓒ 양산시민신문 
주재원의 이삿짐은 어떻게 싸야하나


인도의 가정용 전기는 220볼트에 50Hz다(한국은 60Hz). 또한 수시로 정전이 되고 전압이 불안정하여 전기 제품이 자주 고장 난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기제품은 전압 안정기(Stabilizer)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특히 컴퓨터는 전압 안정 공급기 (UPS)를 부착하여 정전을 대비하는 것이 필수다.

전기 Hz가 다르므로 한국전자제품 중 모터를 사용하는 세탁기ㆍ냉장고 등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한국 냉장고는 사용이 가능하나 인도에서는 냉장고 안이 가득 찰 정도로 식품을 채워 놓아야하므로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약해진다. 특히 모터 용량이 큰 한국 세탁기는 고장이 잘 나므로 세탁물의 양을 한국과 비교하여 70% 정도만 넣어 사용해야 오래 쓸 수 있다. Hz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산 전자레인지 역시 Hz가 달라서인지 스파크가 튀어서 못쓴다.

인도에서 한국인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식품이다. 대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외국에 가면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는 아프리카에 가서도 현지 음식만 먹고도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인도는 예외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인도 주재원들도 당연히 현지 음식을 먹고 지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한국식품을 준비해오지 않으면 참으로 고역스러울 때가 있다.

가져갈 식품은(숨을 크게 들이쉬고 읽기 바란다) 된장, 고추장, 쌈장, 국간장, 진간장, 멸치액젓, 새우젓, 취나물, 고사리, 고구마줄기, 호박, 도라지, 마른오징어, 멸치, 김, 안주류, 보리차, 결명자차, 옥수수차, 녹차, 인삼차, 라면, 자장면, 냉면, 우동, 미역, 당면, 국수류, 커피, 프림, 커피믹스, 황설탕, 물엿, 마요네즈, 케첩, 식초, 참기름, 통조림(햄, 참치, 골뱅이, 꽁치, 깻잎 등), 맛소금, 튀김, 부침가루, 카레, 핫케익가루, 돈가스 소스, 국시장국, 조림간장, 찹쌀가루, 팥, 엿기름, 대추, 인삼, 영지버섯, 볶음콩가루, 딸기잼, 미향, 미숫가루, 도토리묵가루, 겨자, 고추냉이, 다시마, 조미료, 미숫가루, 찹쌀, 단무지, 맥주, 소주, 과자류… 열거하기에 숨이 찰 정도이다. 한마디로 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루세제, 주방세제, 빨래비누, 세숫비누, 칫솔, 치약, 샴푸, 린스, 바디샴푸, 화장품, 생리대, 기저귀, 화장지, 크리넥스, 키친페이퍼타월, 제습용품, 종이컵, 은박지, 랩 등 부엌용품도 한국에서 모두 가져가는 것이 좋다.
의류 등 기타품목도 가능하면 한국의 모든 것을 가져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여름용 옷, 반팔 티, 긴팔 티, 반바지, 이불, 침대용품, 슬리퍼, 실내화, 와이셔츠, 속옷, 골프를 즐기고자 할 경우, 장갑, 모자, 공, 양말, 골프용 긴팔 티, 골프용 긴 바지 등을 준비한다. 겨울옷은 여행 다닐 때 필요하다. 아동용 여름옷, 운동화, 유아가 있는 경우 유아에 필요한 모든 것, 책, 약(구급약, 항생제, 소염제, 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물파스, 안약, 연고 류), 아동 문구류 일체를 가져간다. 쓰던 플라스틱 용기도 다 가져가는 것이 좋다. 인도제품은 질이 떨어지고 비싸기도할뿐만 아니라 원하는 것을 구하기 힘들다.

최근에는 현지 구입이 가능한 부분도 많아졌지만 어차피 이삿짐은 부분적재하는 LCL보다는 컨테이너 컨테이너를 통째로 빌리는 FCL이 운송과 통관에도 편리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거의 차이가 없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물건은 가능한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 신도시 구르가온 한 가정집의 대리석 바닥과 계단
ⓒ 양산시민신문

↑↑ 뉴델리무역관에서 컴퓨터 1대에 UPS 1대씩 연결한 모습
ⓒ 양산시민신문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인도 근무를 피해라


한 주재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직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절대로 인도근무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장의 친척이거나 특별한 배경이 없다면 인도에 근무해서는 직장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도 주재원은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된다. 왜냐하면 인도에서는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보내고 나면, 보낸 순간부터 그 보고서는 거짓말이 돼버린다. 인도 바이어와 상담을 다 끝낸 후 사인 하는 절차만 남겨 놓고 본사 최고 책임자한테 인도방문을 요청한다. 최고책임자는 보고 받은 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인도에 온다. 그러나 막상 사인을 하려면 인도측이 다른 조건을 내세워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게 되면 실컷 고생한 주재원만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힌다.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히는 일은 인도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쌓이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러한 일은 제조업체보다는 종합상사 주재원처럼 업무협상을 인도인과 직접 하는 경우가 더욱 심하다.

인도 주재원이 인정받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 기업의 문화 풍토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인도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결정은 매우 느리다. 오늘 아주 구체적으로 상담을 벌여도 이것이 2년 후 성사될지, 혹은 3년 후 성사될지 아무도 모른다. 자기의 근무 기간인 삼사년 내에는 자기가 추진한 일의 결과를 대부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실적을 올릴 수 없다. 한국에 있는 경영진은 즉각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요구하므로 인도에 근무한 직원은 또 다시 무능해지는 것이다. 추진한 일의 결과를 조금이나마 보기 위해 칠팔년 연장근무를 하면 그 기간 동안 무능한 평가사례가 더 쌓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담당자가 교체되면 그동안 진행되었던 일은 대부분 수포로 돌아간다.

거주할 집을 임차하는 단순한 계약도 사전에 모든 조건을 협의하고 막상 계약서를 작성하려면 집주인이 다른 조건을 내세워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도 주재원이면 대부분 경험한다. 계약금을 받은 후 조건 변경을 요구하여 우리 측이 이를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계약금 반환은커녕 네 마음대로 해 보아라 하는 식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임대차 계약 하나 제대로 못하는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힌다.

실제로 인도 주재원 출신 중에서 소위 빛을 본 사람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주재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회사 경영진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들을 잘 이해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한다.

↑↑ 뉴델리 은행가에 있는 신한은행
ⓒ 양산시민신문


소모전으로 허비되는
주재원의 하루 일과


인도 주재원은 업무보다 생활 속의 소모전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부엌의 가스 신청을 해도 제때 보내 주지 않아 직접 찾아가 가스통을 받아와야 하는 나라. 매일 먹는 미네랄워터의 영수증이 없다고 자꾸 청구하는 사람들. 전기료 산정 문제로 검침원과 실랑이해야 하는 나라. 전화료 고지서가 나오지 않아 고지서 달라고 문서로 요청해야하는 나라. 고지서를 못 받아 요금 내지 않으면 무조건 전화부터 끊어버리는 나라. 나중에 연결하려면 몇 달을 고생하기에 고지서 받는 것도 애가 타야 하는 나라. 전화가 불통되어 신고해도 며칠씩 고쳐주지 않는 통신회사 직원들. 자동차를 정비 보내면 반드시 다른 부분을 고장 내 일주일 내로 다시 정비 보내야 하는 나라.

 
↑↑ 이운용

한국외대 인도어과
한국외대 지역대학원 정치학 석사
인도 첸나이무역관 관장
한국인도학회 부회장(현)
영산대 인도연구소장(현)
영산대 인도비즈니스학과장(현)
ⓒ 양산시민신문 
어떤 약속이든 한 시간 이상 늦거나 아예 오지 않는 사람들. 컴퓨터 모니터가 고장나 수리를 보내면 한 달이 걸리는 나라. 레터 헤드를 기울어지게 인쇄하고도 돈 내라고 요구하는 나라. 손님이 떠난 다음날 꽃다발을 배달하는 나라. 몇 번이고 확인한 항공권이 공항에 가보니 모두 취소되어 있는 나라. 비행기 출발이 두 시간 이상 지연 되어도 안내방송 하나 없는 나라. 주재원의 비자 연장 신청도 몇 개월씩 나오지 않는 나라. 귀국하여 다시 입국비자 받아오니 1년 후에 비자 받아가라고 연락하는 나라. (1년 만기 비자를 1년 넘은 후 주면 어디에 쓰죠?) 일년 만기 비자를 연장 신청하니 일년이 넘은 후에 발급해 주는 나라.

한국에서 보낸 우편물이 1년 만에 배달되는 나라. 카탈로그에 관세를 메겨 통관을 못하는 나라. 팩스 한 번 보내려면 몇 번씩 시도해야 하고, 다른 도시에 전화하면 수시로 끊어져 전화 한 통화 하는데 몇 십분 씩 걸리는 나라. 하루 생활의 절반 이상은 업무와는 상관없는 일에 시달리는 데 이것이 단순히 시간만 뺏는 것이 아니라 의욕을 상실케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 인도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