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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결혼했어요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 다문화 부부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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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결혼했어요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 다문화 부부 결혼식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384호 입력 2011/06/14 10:36 수정 2011.06.14 10:33




“언어도 달라요, 문화도 달라요.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같답니다”
지난 10일 바르게살기운동 양산시협의회(회장 차용한)와 여성봉사회(회장 정연숙)가 다문화이주여성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을 거행했다.
양산부산대학병원 초대원장 백승완 박사의 주례로 화촉을 밝힌 이날의 주인공은 결혼 4년차 진용태(49)ㆍ장지에(40, 중국) 부부.

ⓒ 양산시민신문


부부라는 이름, 하나된 그들


결혼식 당일, 여느 신부가 결혼식 전에 느끼는 감정이 그렇듯 새 신부 지에 씨도 중국에 계신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식.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지만 비자 문제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엄마 생각에 지에 씨는 가슴이 먹먹하다. 그 모습을 본 남편 용태 씨는 “결혼식 끝나고 올해 안에 꼭 중국 부모님께 방문하자”고 약속하며 지에 씨를 위로한다.

신랑 용태 씨는 늦었지만 이제야 웨딩드레스를 입은 지에 씨를 보고 살며시 미소를 지어본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낯선 땅에서 새롭게 태어난 지에 씨 또한 옆에 서있는 듬직한 남편을 바라보며 먼 곳에 계신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게 잘 살겠다고 다짐한다.

‘남편의 사랑’은 극복의 힘


4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지에 씨는 낯선 땅, 낯선 사람들로 인해 외로움에 사무쳤다. 한국말도 제대로 할 줄 몰라 장보러 가기도 쉽지 않았다. 모든 것이 낯선 그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궁경부암이라는 병까지 걸리게 됐다.

고통 받는 지에 씨의 모습에 용태 씨도 ‘괜히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닌지...’라는 생각에 옆에서 힘이 되어 주고 빠른 회복을 위해 성심성의껏 지에 씨를 도왔다.
남편의 지극정성에 완치한 지에 씨는 이후 희망웅상에서 열리는 한글교실, 요리교실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한국 결혼생활에 점점 재미가 들렸다.

하지만 난관은 또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당시 사춘기였던 14살, 15살 용태 씨의 두 자녀들은 지에 씨를 엄마로 맞이하기에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지만 ‘대화’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지에 씨는 한글교실에 더 적극적으로 참가해 한글을 배웠고, 아이들과 조금씩 대화를 하면서 엄마의 역할을 해냈다. 지금은 두 자녀 모두 ‘엄마’라고 자연스럽게 부르며 지에 씨와 용태 씨의 아이인 동생 은지를 돌보는데 여념이 없다.

“4년을 같이 산 부부이지만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아래 공식적인 부부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용태 씨는 지에 씨의 손을 잡고 “잘 살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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