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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모양에 연두색 뺨을 지닌 저는 원동의 토종매실입니다. 우리 지역 전통의 토종 100년 명성을 자랑하는 원동 토박이에요. 매년 3월에 꽃을 피우고 6월초에서 말까지 탐스럽게 자라는 저는 이 시기 때면 부산, 울산으로 많이 나가요. 또 요즘은 서울에서도 저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저를 맛보기 전에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양매실과 토종매실의 차이에요. 대부분 사람들이 크기가 큰 매실이 맛있어 보여 좋아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토종매실은 양매실 보다 1.5cm정도 크기가 작지만 과즙이 풍부하고 맛도 양매실보다 훨씬 상큼하고 좋답니다. 크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구요. 작지만 알찬 토종매실, 사랑해 주세요.
6월, 원동 매실이 결실을 맺어 출하하는 시기가 왔다. 매년 6월 초에 출하했지만 올해 늦게 찾아온 봄과 일교차가 큰 날씨 때문에 조금 늦게 매화가 결실을 맺었다.
파란 껍질과 단단한 과육 그리고 강한 향. 원동매실은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토종매실로 이미 전국에 소문나 있다. 올해 구제역 여파로 매년 3월에 열리는 원동매화 축제가 취소됐지만 매화를 찾는 상춘객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고, 출하시기를 맞은 매실의 주문량도 예년과 비슷하다.
원동매실은 태백산맥 끝자락의 온화하고 충분한 일조량을 받아 통통하고 탄탄한 살집으로 유명하다. 원동지역 선ㆍ내포ㆍ영포ㆍ어영ㆍ배태마을 등 320여가구가 115ha의 면적에서 매실 농사를 지내고 있다. 원동매실은 개량된 타 지역 매실에 비해 알이 작으면서 꽉 차있고 매실 특유의 향이 강해, 개량해 생산하는 다른 지역 매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
영포매실작목반 정원교(55) 반장은 “매실을 구입할 때는 직경이 4cm정도가 가장 적당하며, 깨물어 봤을 때 신맛과 단맛이 동시에 나고, 씨가 작은 것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또 “원동매실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은 무조건 알이 굵고 큰 것을 원하는데 진짜 매실의 맛은 작은 매실이 좋다”며 “매실 장아찌나 원액을 담글 때 큰 양매실같은 경우에는 과육이 나오지 않아 탱탱 불기만 하는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큰 것을 원하기만 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매실은 조기 수확하면 매실 자체가 숙성이 덜 돼 제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6월 초순에서 중순이 수확 적정시기로, 알이 여물어 상품가치가 가장 뛰어나다.
빠지는데가 없는 매실, 맛만큼 효능도 뛰어나
원동매실은 향이 강한 만큼 그 효능도 뛰어나다.
‘매실은 3독을 없앤다’라는 말이 있다. 음식물의 독, 피 속의 독, 물의 독. 항암 식품으로도 기능이 부각되고 있는 매실은 여름철의 건강식품으로도 인기다.
원동 주민들은 원동매실의 효능에 대해 한 마디로 설명한다. 여름철 어지간히 상한 음식을 먹어도 배탈로 고생하는 일이 없다고 말이다. 그만큼 식중독 예방과 살균작용 등이 뛰어나고, 간 기능 향상은 물론 탁월한 피로회복 효과도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항암 식품 연구제로도 각광받는 것이 바로 매실이다.
배태마을에서 매실농사를 짓고 있는 윤금춘(52) 씨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원동매실은 오장육부 안좋은 데가 없다”며 “특히 여름철 입맛 돋우는데 그만이라 원동 농민들은 여름철 음료 대신 이 매실 쥬스 한 잔이면 무더위도 거뜬하다”고 말했다.
생산량 줄었지만 가격은 예년 그대로
원동에서 매실농사를 지내는 320여농가에게 매실은 단순히 1년 치 농사가 아닌 평생을 함께 하는 사업동반자다. 농민들은 이맘때면 통통한 초록빛 매실을 따 담느라 흥이 절로 난다.
하지만 올해는 일교차가 큰 날씨 때문에 작년에 비해 작황률이 20% 가량 떨어져 다소 힘이 빠지는게 사실. 그러나 농민들은 매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kg당 2천~2천500원 선이다.
정 반장은 “가격을 조절하면 당장 농가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평생장사는 그런 것이 아니다”며 “품질에 대한 믿음, 가격에 대한 신뢰 등을 지켜야 소비자도 평생친구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원동은 매실뿐 아니라 매실가공제품인 매실짱아치, 매실 청, 매실 주 등 다양한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수확철을 맞아 일손이 부족해 매실 따기 체험과 봉사활동도 접수받고 있다. 문의는 원동면사무소(392-7172), 원동농협(382-5102)로 하면 된다.
Tip_ 아이들도 좋아하는 ‘매실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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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다음 6~8조각내어 설탕에 절여 놓는다.
② 1~2주 정도 지나면 매실과즙이 우러나온다.
③ 매실과육이 잠길 정도로만 매실과즙을 남긴 후 설탕으로 과육을 덮어서 서늘한 곳에서 3개월간 더 숙성한다.
④ 먹기 전에 매실과육에 통깨만 뿌려 그대로 먹거나 고추장 양념을 버무려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