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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숙 양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옛 중국의 성인(聖人)은 남상(濫觴)이라는 말을 했다. 배를 띄울 정도의 큰 강물(양자강)도 그 근원은 술잔 하나 띄울 수 있는 정도의 작은 물이었다는 뜻이다. 이는 모든 사물의 시발점 즉 근원을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근본이 잘 되었다 또는 못되었다고 얘기들 한다. 사실 모든 인간 자체의 존재는 태어날 때부터 거의 미완성의 상태로 태어난다.
인간의 처음 모습은 동물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기본적인 욕망(慾望)과 본능(本能)만이 있는 동물과 같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사회적 여러 규약 속에 문화적 전통과 개인의 개성이 서로 상충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자기 행위를 다듬고 길들이면서 가치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인간의 자기의식과 행위나 인격도 사회에 있어서 만이 보장되며, 행위의 양식이나 인격형성을 규정하는 윤리도 사회를 전제하고 사회에 있어서만이 가능하다. 인간은 정신적 존재로서 보다 스스로의 의지, 감정, 사고방식을 갖는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이다. 그러나 그 개인은 일정한 사회 속에서 태어나 그 사회에 의해서 교육되며 사회와 같이 성장한다. 그러하기에 인간은 사회에 종속되며 사회를 벗어나서는 인간의 인간다운 생활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과 사회는 상호 연관관계에 의한 조화(調和)인 것이다.
우리는 학교 교육을 받을 때마다 혹은 상급학교 진학할 때마다 IQ (intellligence quotient ) 테스트를 했었다. 이는 정신연령/생활연령×100으로 나온 계산을 수치화 한 것으로 그 수치가 모든 것의 잣대처럼 여기던 때가 있었다.하지만 요즘은 학교나 사회 그리고 모든 조직에서 원하는 인간상의 잣대는 IQ가 아닌 EQ가 대중화 되어있다.
EQ의 개념은 1995년 타임지의 의학전문 기자인 다니얼 골먼(Daniel Goleman)의 <Emotional Intelligence>라는 책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소개되면서 IQ의 대안이 되는 개념으로서 알려지게 되었다. EQ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 ‘감성지수’, ‘감정지수’, ‘정서지수’ 등등 다양한 용어로 설명하고 학교에서의 지적 능력이 사회에서나 인간관계에서의 성공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인간의 성공과 행복의 열쇠가 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제시된 기사였다.
사실 EQ라는 개념보다는 앞서 학계에 알려진 개념은 EI(Emotional Intelligence) 즉, 정서지능이다. 1990년 피터 샐로비(Peter Salovey)와 존 메이어(John Mayer)의 <Intelligence>라는 학술지에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전통적인 지능과 전혀 다른 정서지능은 “나와 다른 사람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사고에 활용하며,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편, EQ의 연구로 월터 미셀(Walter Mischel)의 메쉬멜로우 실험이 있다. 만 4세 유아 200명을 대상으로 “여기 너희들이 좋아하는 메쉬멜로우 과자가 있다. 한 사람당 하나씩 먹을 수 있다. 너희들은 지금 당장 한 개를 먹을 수도 있지만,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아이들에게는 두 개씩을 주겠다” 이렇게 말한 후 연구자는 방 밖으로 나와 15분에서 20분 정도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였다. 이때 아이들을 세 집단 즉, 먹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즉시 먹은 집단, 중간에 포기한 집단, 끝까지 참아 내어 두 개를 받은 집단으로 나누어 볼 때 끝까지 참고 기다릴 줄 아이가 훗날 성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EQ(emotional quotient)는 IQ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마음의 지능지수’이다.
이는 자신의 진정한 기분을 자각하여 이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충동을 자제하고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 목표 추구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격려할 수 있는 능력,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 집단 내에서 조화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 등을 들 수 있다.
즉 EQ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감정을 통제할 줄 아는 능력과 대인관계능력, 동기화 능력을 의미한다. EQ가 높은 사람은 갈등 상황을 만났을 때 그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감정적 대응을 자제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적인 이해를 나타낸다.
이런 태도를 ‘정서면에서의 지성(知性)’이라 한다. 교육학자들도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아이가 학교를 중퇴할 확률이 평균보다 8배나 높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유아기부터 EQ를 키우는 감정교육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요즘 기업에서도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들 간에 얼마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인이 팀워크에 어느 정도 공헌하는가를 평가하고 있어 EQ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실제로 일본IBM은 감성지수를 바탕으로 관리직의 인사고과에 도입해 사용한다고도 한다.
이제는 EQ의 시대다. 다음은 어떤 시대일까? 하지만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EQ가 높은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