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깨진 푸른 유리 한 조각..
오피니언

[빛과 소금]깨진 푸른 유리 한 조각

양산시민신문 기자 385호 입력 2011/06/21 09:41 수정 2011.06.21 09:35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히틀러가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할 때에 있었던 실화이다. 젊고 유능한 외과 의사가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천명씩 가스실과 인체실험실로 끌려가는 동족들의 죽음의 행렬을 바라보며 살았다. 멀지 않아 자신도 가스실의 제물이 되고 말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일단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들어오면 경비병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희들이 이 수용소를 나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어서 시체가 되어 나가는 길이다. 또 다른 하나는 독가스 실에서 죽어 불에 타서 연기가 되어 굴뚝으로 나가는 길이다” 

수용소에 갇힌 유대인들은 죽을 때까지 끌려 나가 노동으로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젊고 유능한 외과 의사가 작업하기 위해 감방에서 나갈 때마다 흙속에 몰래 파묻어 둔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시멘트에 간 후 자신의 수염을 깎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단정히 면도를 한 것이다. 함께 갇혀 있는 동료들은 그를 비웃었다.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수염을 깎아서 무엇 하나?” 그러나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속삭였다. ‘무서운 시대가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수용소에서 나가 내가 붙잡은 이 삶의 희망을 세계의 수많은 사람에게 말해 주겠다’ 그는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고 결국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나치군인들은 면도를 한 말끔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차마 그를 끌어낼 수가 없었다. 죽일 차례가 되어도 죽이지 않고 뒤로 미루었다. 드디어 나치가 패망하는 날을 맞았다.

그가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를 떠나던 날, 그가 소중하게 간직한 귀중품이 하나 있었다. ‘깨진 푸른 유리 한 조각’이었다. 이 사람이 그 유명한 심리학자 빅터 프랭크린이다. 그는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결국 극적으로 살아남았고, 정말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삶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위대한 희망의 전도사가 되었다.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나치 수용소의 잔혹한 고문과 무서운 형벌, 비인간적인 학대 속에서 나를 생존하게 만든 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우리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이다.

에머슨(Emerson)은 “희망은 종달새의 알에서 종달새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고 했다. 희망의 눈이 있다면 도토리에서 상수리나무를 볼 수 있어야 하고, 겨자씨에서 새들이 깃드는 큰 나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