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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름이닷컴 최희수 대표 | ||
ⓒ 양산시민신문 |
그래서일까. 지난 14일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아카데미에 많은 부모들이 모여들었다. ‘책과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는 주제로 푸름이닷컴(www.purmi.com) 최희수 대표의 강의가 열렸던 것.
마이크를 잡은 최 대표는 책읽기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몰입독서의 필요성, 독서교육을 시작하는 부모의 자세를 아들 푸름이 사례를 통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푸름이 아빠 최 대표가 추천하는 책읽기인 몰입독서법을 정리해봤다.
자문_푸름이닷컴 최희수 대표
정리_노미란 기자
독서, 우리 아이 내면의 힘을 키운다
최 대표 부부는 아들 푸름이가 3개월 때 처음 전래동화를 비롯해 전집 몇 질을 구입했다. 당시엔 아이의 성장에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했다. 책을 펼쳐 보여주자 3개월밖에 안 된 아이가 그림을 보고 손발을 바동거리는 게 신기해 푸름이 엄마가 천재는 아닐까 하는 마음에 월세 3개월 치를 털어 덜컥 산 것이었다.
시작은 다소 엉뚱했지만 결과는 엄청났다. 푸름이가 어려서 장난이 심했는데 놀랍게도 책만 주면 잠잠해졌던 것. 때론 장난이 너무 심할 때 푸름이 아빠가 낮은 목소리로 “푸름아!”하고 부르면 “아빠,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하면서 사과했다. 의젓하고 엄숙한 모습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 “대체 어디서 그런 걸 배웠니?”라고 물으니 그때 사줬던 전래동화에서 읽은 ‘말 안 듣는 청개구리’한테서 배웠다고 답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때 최 대표는 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지식과 지혜를 흡수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고, 결국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책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도구가 아니라 심신을 건강하게 키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푸름이는 지금껏 학원에 다닌 적이 없다. 숙제는 물론 시험공부도 하지 않았다. 남들이 보면 공부를 안 한다고 하겠지만, 푸름이 아빠 최희수 대표는 사실 푸름이만큼 공부를 좋아하고 또 열심인 아이도 별로 없다고 말한다. 푸름이는 초등학생 때도 새벽에 자다가 종종 혼자 책을 읽었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수험생이라도 새벽 4시까지 공부하기는 쉽지 않을 터인데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한 것이다. 그래서 집에서든 밖에서든 푸름이 아빠는 푸름이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다. 언제나 배우려고 하는 푸름이의 내면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푸름이 아빠의 교육철학은 ‘몰입’
푸름이 아빠는 몰입을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인 몰입은 적극적으로 격려한다.
아이들은 낮에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녹초가 될 만큼 피곤하더라도 밤만 되면 잠을 이겨내면서까지 책을 읽어달라고 조를 때가 많다. 아이들의 책읽기는 책과 친밀해지는 친밀단계와 놀이단계를 지나 책의 바다에 푹 빠지는 몰입단계를 거친다. 그리고 어떠한 외부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책을 찾게 되는 독립단계로 발전해 나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바로 책의 바다에 푹 빠지는 몰입단계다.
푸름이는 생후 17개월에서 27개월까지 최 대표 부부가 거의 매일 밤을 새우며 책을 읽어야 할 정도로 책에 푹 빠졌다고 한다. 당시에는 턱없이 부족한 잠에 시달려야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그 시기를 거치면서 푸름이의 책읽기 기초가 튼튼히 다져졌다고 최 대표는 말한다. 이런 꼬마 푸름이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면서 어릴 때 책읽기에 몰입했던 것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무섭게 몰입하고 있는 것을 보며 푸름이 아빠 최 대표는 몰입독서교육법이 옳다는 확신을 점점 더 가지게 됐다.
몰입이 균형 잡힌 독서습관을 기른다
대부분의 부모는 균형 잡힌 독서를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기를 원한다. 때문에 아이가 어느 하나에 집중하면 불안해한다. 하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는 하루 종일 자동차를 가지고 놀면서 자동차 책만 보려고 한다.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 나와야만 책을 보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균형 잡힌 독서는 어느 순간 한 분야에 몰입해 책을 읽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동차에 관련된 책을 보려 하면 절정의 경험을 할 때까지 자동차 책과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가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자동차를 처음 만든 나라에 관심을 가지는 등 자연스럽게 가지치기를 해나간다.
이처럼 아이가 몰입독서를 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징검다리를 촘촘히 쳐 줌으로써 독서의 수준을 스스로 높이도록 도와줘야 한다. 징검다리의 간격이 촘촘하면 아무런 저항 없이 자연스럽게 강을 건널 수 있지만, 간격이 너무 넓으면 스스로 강을 건널 수 없다. 이럴 때는 전집은 징검다리를 촘촘히 쳐주는 역할을 한다. 전집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혀 다양한 주제에 노출되면서 아이는 스스로 단계를 밟으며 성장하게 된다.
또한 최 대표는 전집에 기껏 한두 권밖에 없는 특정 분야에 아이의 욕구가 머물러있다면 그 분야의 단행본을 모아 또 다른 형태의 전집을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 우리아이 책읽기, 발달 과정에 맞춰보자
1. 친밀단계(출생~12개월)
이 시기에는 동물과 같은 주제를 다룬 인지관련 책에 흥미를 보이며, 이야기 책보다는 사물을 인지하고 분류할 수 있는 책이 좋다. 또한 아이가 입으로 책을 빨거나 물고, 찢고, 집어던지면서 책과 친해지는 단계이므로 빨아도 해가 없고 책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주면 좋다.
2. 놀이단계(13~18개월)
이 시기가 되면 10~25개의 단어를 알고,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말하면 그림을 손으로 가리킬 수 있다. 책을 장난감처럼 주고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면서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면 좋다. 또한 사실적인 그림책을 많이 고르기도 하는데, 창의성을 기르고 싶다면 크기나 그림의 표현 기법 등이 다양한 책을 골라주는 것이 좋다.
3. 몰입단계(19~37개월)
언어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2천여개의 단어와 짧은 문장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동화책을 다양하게 읽어주고, 한글을 재미있게 가르쳐 책에 푹 빠지게 해야 하는 몰입단계다. 푸름이 아빠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상태가 되면 아이의 지적호기심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속도에 맞춰 책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4. 독립단계(37~72개월)
취학 전 시기에는 완전한 어휘와 적절한 문장 구조를 터득하는 단계다. 이때는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푸름이 아빠는 책의 수준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한두 단계 낮춰도 좋다고 말한다. 수준을 낮춰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