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에서 누군가 중병으로 오랫동안 투병하면 환자 가족은 ‘고액의 병원비’ 외에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병실에서 환자와 생활하며 돌보는 ‘간병’이다. 직장은 물론 가정까지도 포기하게끔 만드는 간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남도가 나섰다.
경남도는 올해 10억4천900만원의 도비를 들여, 간병 필요도가 높고 중증환자가 입원하는 병원 가운데 공공병원 2곳을 선정해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는 올해 마산ㆍ진주의료원에 있는 9병실 50병상을 지정해 병실당 6명의 간병인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남 전역의 민간의료기관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18곳 시ㆍ군에 적어도 한 곳 이상을 선정해 거점병원화 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말 그대로 보호자의 간병이 필요 없는 병원이다. 보호자나 개인 간병인 없이도 병원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간병서비스를 제공해 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경남도의 지원사업을 이용할 경우 본인이 부담해야 할 1인당 하루 간병비는 평균 2만원으로, 1인당 7~8만원인 현행 간병인 요금과 비교해 보면 환자의 부담이 확연히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달 24일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양산 순방간담회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보편적 복지실현과 일자리 확대를 위해 양산지역에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은 다수의 개인간병인이 실제 고용되고 있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이 대상으로, 양산지역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과 베데스다병원 그리고 조은현대병원 등이 지원 가능한 병원이다.
양산은 이미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지난해 2월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해왔다. 경남도 지원사업이 아닌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예산을 활용해 공동간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개 병실 5개 병상에 그쳐 대다수의 환자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2009년 출범한 ‘보호자 없는 병원 연석회의’ 참여단체인 양산노동복지센터 소지훈 상담실장은 “보호자 없는 병원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전문 간병인으로 인해 간호인력 부족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도 제공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며 “양산 역시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운영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경남도 지원 사업에 일선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