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어도서관’으로 양산이 시끄럽다. 영어도서관 건립 위치를 놓고 시의 방침은 오락가락하고 있고, 이 틈을 노려 일부 의원들은 내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에 주민들은 시의 ‘말 바꾸기’에 불만을 토로하고, 의회는 시 집행부가 의원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주민 공감대 없는 졸속 계획”
지난 22일 시는 ‘영어도서관 추진 계획안’을 마련해 시의회 의원협의회에 보고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시가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시청각영어도서관 시범조성사업’을 유치한다는 내용이다. 국비 10억원이 지원되는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소주동의 시유지를 건립예정지로 선정해 예산절감과 동시에 웅상지역 교육 불균형까지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계획이 시가 연초부터 주민들에게 공언해온 것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당초 시는 시장 간담회 등 주민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안전진단 D급 판정을 받아 재건축이 필요한 양산도서관이나 중앙동주민센터에 영어도서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혀왔었다. 또한 지난 5월 공개된 ‘원도심 활성화 용역 보고서’에도 영어도서관 건립 계획이 포함돼 있어, 시의 소주동 건립 계획에 원도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원도심활성화추진위원회 와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원도심 주민들은 지난 23일 시장 면담을 요청해 당초계획이 변경된 데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원도심 주민들은 “원도심 활성화의 일환으로 영어도서관을 건립하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원도심 주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 갑작스런 ‘말 바꾸기’는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주민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이같은 졸속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갈팡질팡 시 방침, 의원 갈등 조장”
이 와중에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영어도서관을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의원들간의 갈등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의회는 오락가락하는 시의 방침이 의원들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한 의원은 “‘First 웅상 만들기’라는 시책방향에 맞춰 웅상지역에 설립해야 한다는 설명으로 웅상지역 의원들간 지역구 챙기기 싸움을 유발시킨 것 역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의원들 역시 내 지역을 위한 의원이 아닌 양산을 위한 시의원이라는 생각으로 사업검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