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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외국인노동자와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제2회 신나는 연대컵 배구대회
신바람 나는 화합의 한마당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1/07/19 09:51 수정 2011.07.19 11:40
이주노동자 모임 ‘신나는 연대’ 주최, 경계 허문 축제

“이주노동자 인권 보호ㆍ지역주민과의 화합 앞장설 것”




ⓒ 양산시민신문


지난 17일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마련한 배구대회가 열렸다. 이름하여 ‘신나는 연대컵 배구대회’.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배구대회는 인도네시아 2팀, 네팔 2팀, 베트남, 스리랑카, 캄보디아, 필리핀 등 모두 8팀이 참가해 경기를 펼쳤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인도네시아 팀이 승리를 거두었다.

이주노동자 배구대회를 주최한 ‘신나는 연대’ 대표인 유디(인도네시아) 씨는 “나라와 상관없이 경기를 하는 모든 팀을 함께 응원하면서 서로가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를 지켜본 한국 사람도 경기를 치르는 내내 나라를 따지지 않고 응원하며 모두가 함께 즐겼다.

대회 진행을 도와준 양산시배구협회측은 “앞으로 계속될 시장기나 협회장기 등 지역 배구대회에 이주노동자 배구팀을 초청해 함께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신나는 연대’는 2009년에 이주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또한 이주민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모임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다.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신나는 연대의 회원은 13명이 있으며, 이주노동자라면 누구라도 회원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서로가 서로의 문화에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그들만의 문화의 가치를 인정해야 우리도 우리의 문화를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주노동자의 처지가 낮은 곳에 있으며 제도적으로도 취약하고 인권적인 측면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은 소수자들이다.

현재 양산에는 4천여명의 이주노동자가 있다. 예전에 비해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그래도 가난하거나 불쌍하다는 편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신나는 연대가 탄생했다.

신나는 연대는 이주민 당사자가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더 나아가 이주민들도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동반자적인 존재라는 배경에서 출발했다.

이번 배구대회 슬로건 ‘함께하면 할 수 있다’ 역시 혼자보다는 서로의 힘을 보태면 함께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정해졌다.

신나는 연대는 정기적으로 모여 한국어와 노동법 등을 공부한다. 이주노동자가 이주노동자에게 노동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때로는 배구대회처럼 국경을 초월해 우정을 다지기 위한 스포츠 경기를 열기도 한다. 어려움에 처한 이주노동자를 돕기 위한 활동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 활동도 벌인다.

신나는 연대가 활동한 지 이제 3년째. 하지만 신나는 연대로부터 시작하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우선 외국인노동자들이 나라별 다툼이 잦은 다른 지역과 달리 양산에서는 갈등이 없다. 오히려 각 나라별로 문화교류와 소통이 활발하다. 나라는 다르지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서로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배구팀이 양산 지역 내 배구대회에 참여하면 지역민과의 교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나는 연대 관계자는 “한국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로 구분 짓기보다는 한국에서 일하는 같은 노동자로 봐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경자 시민기자
jkj638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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