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를 먹고 소화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고, 고등어를 먹고 생목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세상이 말하는 일률적인 건강지식이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과 딱 맞는 음식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한국섭생의학연구원장 허봉수 박사의 말이다. 지난 12일 제42회 시민아카데미로 허봉수 박사가 양산을 찾아 ‘밥으로 병을 고친다’라는 주제로 25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허 박사가 이날 강연한 내용을 지면에 정리해보았다.
나는 어떤 체질로 태어났을까?
허 박사는 “입맛에 당기는 음식을 먹으면 그것이 바로 몸이 요구하는 영양분이며, 몸에 필요한 것, 몸이 요구하는 것을 무의식 중에 자율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이 ‘몸맛’”이라고 말한다. 특히 뭔가를 잘 먹는다는 것은 몸맛대로 먹을 말하며 몸맛을 찾아낼 때 건강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현대인들은 몸이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몸맛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식생활 습관과 과도한 조미료와 식품첨가제 사용, 그리고 질병이나 스트레스, 뒤틀린 자세, 잘못된 호흡도 입맛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단식과 같은 단기적 치료도 있고, 생식이나 전체식 같은 치료, 자세교정이나 호흡법 교육과 같은 특별치료도 있지만 무엇보다 쉽고 효과 높은 것이 체질에 따라 적합한 음식을 먹는 섭생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허 박사는 우선 섭생치료법을 하기 전 체질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섭생의학연구원 홈페이지(www.subseng.com)의 설문을 활용해 체질을 예상할 수 있다.
단, 일반적으로 나뉘는 음양의 체질 특성은 어디까지나 예상 진단 요소로 관찰하는 것이며, 후천적으로 자신의 특성을 보완하는 쪽으로 노력했다면 쉽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다각도로 체질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다.
허 박사가 말하는 체질에 따른 섭생원칙은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자기체질과 음양의 상대관계에 있는 식품으로부터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어떤 이는 조금만 먹어도 ‘먹는 것이 모두 살로 가서’ 뚱뚱해진다. 이에 대해 허 박사는 “기질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음식을 먹을 때는 열량의 유입과 배출이 다른 사람처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질과 음양 상대관계 섭취해야
한때 달걀 다이어트, 사과 다이어트, 감자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 어떤 이는 2주 만에 5㎏을, 어떤 이는 0.5㎏도 감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다이어트 효과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도 기질의 불균형 때문이다.
허 박사는 감자는 강양에 속하기 때문에 약음체질에는 효과가 있지만 같은 양체질에게는 효과가 거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박사는 음체질이 음성식품을 섭취하거나 양체질이 양성식품을 섭취하면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음양 체질에 따라 나타나는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이 다르며 음체질은 콩, 밀가루 음식을 지속적으로 과다섭취할 경우 간질환, 장염, 위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돼지, 개, 어패류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염증, 고혈압, 간염, 암, 중풍, 피부병, 비만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체질은 유제품을 장기간 과다섭취하면 기관지염, 폐결핵, 감기 등에 자주 걸릴 수 있으며, 소, 닭, 오리를 지속적으로 과다섭취하면 염증, 고혈압, 간염, 중풍, 암, 피부평과 세균성 질환 등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체질에 따라 효능 차이 있다
체질에 따라 건강식품의 효능 차이도 있다. 같은 증상이라도 체질에 따라 다른 건강식품을 섭취해야 효과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래를 줄이기 위해서 양체질에게는 선인장 열매의 베라레인 성분이 효능이 크고 사포닌과 타닌 성분이 많은 도라지는 음체질에게 효과가 크다.
또한 부종이 있을 때는 양체질에게는 모과가, 음체질에게는 수박이 효과적이며 해열 효과를 보기 위해서 양체질은 갈근이, 음체질은 달맞이꽃이 효과가 있다는 것.
이밖에도 이뇨 작용에 있어 양체질은 차전자가, 음체질에는 안진쑥이 효과적이며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휘해서는 양체질은 상엽이, 음체질에는 양파가 적합하다.
⦁ 고혈압
고혈압은 섭생을 통해 일주일이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혈압이 오를 것을 염려해 육류를 끊고 채식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잘못된 방식일 수 있다. 메치오닌 등의 아미노산이 많은 동물성 단백질은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하고 혈압 강하를 돕는다.
⦁ 위장장애
허 박사는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위장장애는 자기와 같은 기질의 음식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데서 생기므로 위장 장애는 섭생식으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문_ 허봉수 한국섭생의학연구원장
정리_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