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회

■ 학교급식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
주부 선호직종 학교 조리원
알고 보니 저임금ㆍ중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390호 입력 2011/07/26 09:18 수정 2011.07.26 09:05
100만원 이하 월급에 근골격계 질환 시달려

근속인정 안돼… 10년차 1년차 동등한 대우



↑↑ 양산지역 5개 단체로 구성된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한 양산지역 대책위’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급식소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저임금과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 양산시민신문


상당수의 기혼여성들이 조기 퇴근에 방학까지 있는 학교 급식소 근무를 선호직업으로 생각해 왔지만, 실상을 드려다 보니 저임금에 중노동까지 심각한 근무조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산시의회 심경숙 의원을 포함해 민주노총 양산시지부, 전교조 양산지회, 양산여성회, 양산노동민원상담소, 민주노동당 양산시위원회 등 양산지역 5개 단체로 구성된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한 양산지역 대책위’가 최근 양산지역 41개 초ㆍ중ㆍ고교 급식소 비정규직 조리원 2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전체 비정규직 조리원 가운데 85.2%가 100만원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고, 최고액인 130~140만원을 받는 조리원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리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매일 급식을 담당하면서 손목결림(90.6%)과 어깨뭉침(89.9%), 허리통증(80.1%), 만성두통(40.1%), 위장장애(29.6%) 등 2가지 이상 질병을 호소했다.

하지만 제때 병원 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은 ‘내가 빠지면 대신 일할 사람이 없어 동료들에게 미안(80.5%)’한 점을 꼽았으며, ‘그려려니 하고 참았다(36.5%)’, ‘학교 눈치(24.2%)’ 등도 이유였다.

병원에 갔을 때도 조리원의 97.7%는 치료비를 ‘개인비용’으로 부담했으며, ‘산재(1.9%)’나 ‘공상처리(0.4%)를 받은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이는 조리원의 77.2%가 무기계약직, 1년 계약직 22% 등 고용형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일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밖에서 보기에는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외형상 좋아보이는 직종에 초ㆍ중등의 경우 일찍 퇴근하고 방학 때는 쉴 수 있어 아이들 키우는 주부가 일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하지만 100만원도 안되는 월급에 대형 조리도구 세척, 바닥청소 등 40대 여성들이 하기에는 육체적 노동강도가 매우 심하다”고 말했다.

또 대책위는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로 근속에 따른 임금반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꼽았다.

대책위는 “학교 경력이 5년 이상인 조리종사원이 64.22%가 되지만 월급여가 100만원 이하가 85.19%에 달한다는 것은 근속수당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10년차 조리원과 1년차 조리원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지자체나 여타 기관의 무기계약직과 처우가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책위는 ▶근속수당 매년 인상 ▶근골격계 정기적 정밀진단 실시 ▶급식실 배치기준 하향 조정 ▶전임지 경력 인정 ▶교육감의 직접 고용 ▶노조활동으로 인한 전임의 실질적 보장 등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