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이 위독하다하여 문병을 갔다. 내가 평소 알고 있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풍채 있던 용모는 간데없고 반 토막 난 야윈 몰골로 누워있다.
“이제, 더는 못 볼 것 같소”
눈물을 흘리고 있다. 3일 뒤에 운명하셨다. 김 사장은 키가 작고 약간 뚱뚱했다.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술도 잘 마셨다. 영업상 카운터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 운동이 부족했다. 어느 날부터 당뇨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금 지나자 김 사장은 자신의 소변을 마셨다. 나는 당뇨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그런 민간요법이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있었다. 김 사장은 인슐린 없이는 살아가지 못할 정도가 되었고, 당뇨 합병증으로 복수가 차서 별세하셨다. 건강했던 김 사장이 당뇨병이 발병하고 사망하기까지 10년 걸렸다. 그때 나는 당뇨병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건강했던 직장동료가 당뇨병에 걸렸다. 나는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는 일터에서 쉬는 시간에 팔굽혀펴기 등 운동을 했다. 그러나 당뇨병이 진행되면서 운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당뇨병에 고혈압까지 생겼다. 일을 하면서도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제 30대 후반인 그는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 나는 당뇨병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서점에 가서 당뇨병에 관한 책을 보니 너무 많아서 놀랐다. ‘어떤 책이 당뇨병에 관한 좋은 책일까?’, ‘어떤 책이 도움이 될까?’ 도서관에서 당뇨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읽은 책들 중에서 실용적이며 유익한 책은 두 세권 정도였다. 탤런트 김성원 씨가 쓴 ‘당뇨와 친구하라’(김영사)는 저자의 당뇨 극복수기이다. 저자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혈당검사를 권유한다. 나도 이 책을 통해 혈당검사도 하고 당뇨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김성원 씨는 당뇨약, 혈압 약을 등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다.
내가 읽은 당뇨병에 관한 최고의 책은 ‘당뇨 게 물렀거라!’(김무진 지음, 시디안)이다. 한의사인 김 박사는 당뇨병에 관한 접근방법이 독특하다. 의사들과 당뇨환자들은 혈당에 목숨을 건다. 그러나 김 박사는 당뇨병은 혈당조절보다 혈액순환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혈당조절이 잘 되어도 혈액순환이 안 되면 합병증이 올 것이고, 반대로 혈당조절이 잘 안 되어도 열심히 운동하여 혈액순환이 잘되면 합병증이 오지 않는다” 당뇨병에 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김 사장이나 김성원 씨 모두 이 점에서 놓친 것 같다. 김 박사는 혈액순환이 잘 되려면 숨차고 열나고 땀나게 운동하라고 강권한다. “등산, 수영, 조깅, 배드민턴 등 숨이 차고 열도 나며 땀을 흠뻑 흘릴 정도로 하여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일주일에 한 시간씩 일곱 번 하는 것보다 2일이나 3일에 한번 씩 할 때 두 시간이상 운동하라고 조언한다.
‘당뇨 게 물렀거라!’는 당뇨에 관한 보화이자 최고의 책이다. 나도 이 책을 따라 운동을 하고 있다. 오늘도 당뇨로 고생하는 이웃에게 이 책을 알려 주고 싶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유비무환으로 당뇨에 관한 지식과 관심을 권한다. 당뇨병도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이다.
황소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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