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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남 삽량문학회 부회장 2006년 <열린시학> 신인상 등단 | ||
ⓒ 양산시민신문 |
한 권은 너무 낮아 두 권을 더 포갰다
남의 시집을 베고 자는 것은
그늘 아래 낮잠처럼 편하지 않고
자꾸만 시집 속으로 머리가 빠져든다
허공에서 네 이놈 하는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나 시집에 절한다
삼천 배 절하지 않고 얻은 시는
시 쓰다 졸음 오면 베고 누워
낮잠이나 자는 시집 될까 두렵다
한 권의 시집도 펴내지 못한 내가
삼천 배 절하고 쓴 그 시들 베고 누워
편안한 그늘처럼 잠들기 바랐으니
참으로 염치없고 아프다
등짝에 죽비를 얻어맞은 듯
온몸이 얼얼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