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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가장 치명적인 장애는 낙심..
오피니언

[빛과 소금]가장 치명적인 장애는 낙심

양산시민신문 기자 393호 입력 2011/08/23 10:26 수정 2011.08.23 10:21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오는 27일부터 내달 4일까지 9일 동안 대구에서 2011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무릎 아래의 뼈가 없는 몸으로 태어나 양다리를 쓰지 못해 탄소섬유로 만든 의족에 기대어 살아왔다.

피스토리우스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200m에서 21초97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비장애인과의 경쟁을 목표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며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려 했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문제없음’판정으로 피스토리우스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당시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400m A기준기록(45초25)에 0.7초가 모자라 베이징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실망이 클 법했지만 피스토리우스는 포기를 몰랐다.

지난달 이탈리아 파두아 대회에서 A기준기록(45초25)에 1초40 뒤졌던 피스토리우스는 불과 이틀 뒤 이탈리아 리냐노에서 45초07로 기록을 부쩍 앞당기면서 마침내 대구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남아공 육상연맹은 이후 피스토리우스를 400m와 1천600m 계주에 출전시킬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도 역시 의족 문제로 논란이 일자 그는 “의족이 득이 된다고 하는 것은 비장애인 선수가 신발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훈련이 나를 뛰어나게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 육상대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는 사상 첫 ‘사건’이 대구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성공을 향한 경주에서 가장 치명적인 장애는 낙심이다. 흔히 “나 같은 것이, 이제 도무지 할 수 없어, 이제 끝이야, 이 나이에 무엇을, 우리 가정은 어쩔 수 없어, 우리 아이들은, 우리 남편은, 우리나라는 별수 없어”하고 낙심해 버린다. 또한 낙심은 무서운 정신적인 전염병 중의 하나이다. 한 사람이 낙심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된다. 그래서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낙심하면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한다. 낙심이라는 말은 우리말 큰 사전에는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이 풀어짐”이라고 했다. 장애인으로서 정상인과 함께 세계 정상을 향해 달리는 두 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와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시력장애)에게서 어떤 난관 앞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불굴의 투지를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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