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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2002년 부인 이혜영(46, 중부동) 씨를 시작으로, 2003년엔 천형식(48) 씨가, 2004년엔 첫째 천송이(20, 연세대) 학생이, 그리고 2007년에는 둘째 천별이(18, 제일고) 학생이 외노집을 찾아 외국인노동자들의 친구가 돼주고 있다.
천 씨는 현재 한글교실 팀장을 맡아 수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고, 학생 등록 등을 하고 있다. 한글교실 팀장을 남편에게 넘겨준 이 씨는 한글교실 선생님으로, 의료보조 활동을 했던 송이는 대학생이 되면서 한글교실 선생님으로 활동한다. 미용 보조로 활동을 시작한 별이는 학생팀장을 맡아 서류 업무나 학생자원봉사자를 관리하고 있다.
네 식구 가운데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한 이 씨는 한글교실 수업이 있는 일요일마다 남편과 외노집에 나가다가 두 딸도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서 데려가기 시작했다. 송이가 초등학교 6학년, 별이는 초등학교 2학년 즈음이었다.
이 씨는 “애들이 가서 할 것이 없다 해도 일단 작은 심부름이라도 하게 될 터이고, 이런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송이와 별이가 처음부터 활동하진 않았다. 외국인노동자들과 이야기하며 마음의 문을 여는 법을 먼저 배운 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학생팀장을 맡고 있는 별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외노집에서 활동하면 편견을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활동하고 있는 부분이 비슷하다보니 가족 간 이야기주제들은 자연스럽게 외노집 활동으로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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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영 씨(사진 가운데)가 양산종합운동장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글교실에서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한국어공부를 하고 있다. |
ⓒ 양산시민신문 |
대학생이 되면서 수업을 시작한 송이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송이는 인터뷰 중간에 “사정이 생겨 수업하지 못하는 선생님을 대신해 수업을 들어가다보니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한글교실 베테랑 선생님인 엄마 이 씨는 송이에게 “송이가 수업하는 걸 보면 나이가 어려서인지 학생들과 편안하게 어울리면서 진행하는 노련함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함께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서로 부딪히거나 잔소리도 많아질 때가 있다. 천 씨는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없을 순 없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이런 기회로 많이 알아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며 말했다.
이 씨는 부모와 자녀의 유대관계가 끈끈해지는 것을 바란다면 한 달에 한 번이든 두 달에 한 번이든 봉사를 포함해서 취미생활을 가족 모두 같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씨는 “송이도 별이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지금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되새길 수 있는 부모님과 추억이 있어서 좋을 것 같다”며 “특히 어른이 됐을 때 기존 기성세대보다는 열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