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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애 비장애 함께 살아가기 좋은 도시] 장애인이 주인공..
기획/특집

[장애 비장애 함께 살아가기 좋은 도시] 장애인이 주인공 되는 ‘사랑방’ 같은 공간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입력 2011/08/30 10:05 수정 2011.08.30 10:01
④ 장애인의 여가생활 공간 제공

-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도시는 비장애인도 살기 좋다고 한다. 현재 양산에 등록된 장애인은 1만2천여명으로 전체 인구 26만명의 비율로 따지자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경제권, 이동권, 교육권 보호는 선택이 아닌 의무이지만 여전히 장애인복지정책은 일시적 시혜와 동정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어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선진복지사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수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타 도시의 장애인복지사업 우수사례를 통해 장애인복지사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① 장애인이 자유롭게 씻을 권리 보장
② 장애인의 풍요로운 문화생활
③ 장애인편의시설은 장애인이 직접 사전점검
④ 장애인의 여가생활 공간 제공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

⑤ 장애인 복지,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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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양산지역 장애인들의 숙원은 다름 아닌 장애인종합복지관 설립이다.

현재 옛 양산경찰서 활용방안과 함께 노인회 리모델링, 장애인종합복지관 설립이 양산지역 복지사업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장애인종합복지관은 다수의 장애인단체들이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예산부족 문제 등으로 차일피일 미뤄져 왔던 게 사실.

양산시지체장애인협회 정해도 회장은 “매년 양산의 장애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애인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여가생활을 누리고 자활에 도움 줄 수 있는 복지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김창현, 이하 복지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장애인의 사회적응과 복귀를 위한 재활서비스센터 기능을 하고 있다. 재활 기능뿐 아니라 여가공간으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복지관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다 보니 장애인의 기준에 맞춘 편의시설로만 구성돼 있는 것은 물론이며,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장애인이 주인공이 되는 복지관은 ‘사랑방’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배움, 놀이의 즐거움을 느낀다


지체장애 2급인 최형진(34, 안동시 옥동) 씨는 매일같이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출근도장을 찍는다.

월요일은 꼭 배우고 싶었던 컴퓨터교육을, 화요일에는 신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 교실을, 수요일에는 동료장애인들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보치아 교실, 또 목요일에는 영화감상…. 최 씨는 매일같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복지관 출근이 마냥 즐겁다.

복지관은 문을 연 지 2년밖에 안됐지만 이미 장애인들 사이에서 ‘천국’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모범적인 운영이 되고 있다. 체계적인 재활, 교육 프로그램 뿐 아니라 장애인들의 문화 생활까지 함께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
 

↑↑ 복지관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물리, 재활치료실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전문 물리치료사 또한 상시 대기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복지관은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까지 운영되고 있다.
 
안동시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재활(물리치료, 체력단련, 언어치료 등), 문화ㆍ체육(노래, 영화 감상, 탁구 등), 사회교육(명사초청 시민강좌, 매화여성대학)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또 컴퓨터실, 도서관, 헬스장 등 장애인들이 쉽게 방문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복지관 인기 프로그램은 ‘댄스스포츠’


“제 꿈은 최신 가요 댄스 강사가 되는 거예요” 13살 소녀 희성(지체장애 3급)이는 복지관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댄스스포츠를 6개월 째 수강하고 있다.

‘장애인이 댄스 스포츠를 한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이 댄스스포츠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가능하다.

댄스스포츠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전문 강사가 따라 하기 쉬운 동작을 최신가요에 맞춰 지도한다. 평소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댄스스포츠 강좌는 운동과 함께 스트레스까지 해소할 수 있어 큰 인기다.

이뿐만 아니다. 탁구교실은 전문 강사의 열정적인 수업으로 이미 다수의 장애인 선수가 배출되기도 했다.

전직 탁구선수 출신 김회윤 코치(지체장애 4급)의 지도하에 이뤄지는 탁구 교실은 매년 열리는 전국 장애인탁구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선보이며, 지난 6월 10일에 열렸던 진주시장배 전국장애인탁구대회에서 상을 휩쓸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가볍게 칠 수 있는 동아리 활동뿐 아니라 개인지도 까지 가능해 탁구교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높다.

↑↑ 탁구교실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탁구 동아리 활동 뿐 아니라 선수 지도 까지 가능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 양산시민신문


이용자는 건강까지 챙긴다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의 건강관리에도 일조하고 있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병원을 이용하기 힘든 이용자들을 위해 복지관은 안동지역 병원과 연계, 복지관 내에서 침, 진맥, 한방검사 등의 한방과 진료와 통증치료, 운동처방을 해주는 재활의학과 진료 등을 수시로 실시해 고품격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치과병원과 연계해 복지관 이용자들이 병원을 방문하면 구강관리와 치위생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수시로 마련한다.

↑↑ 복지관은 안동지역 치과와 연계해 이용자들의 구강관리와 치위생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수시로 마련한다.
ⓒ 양산시민신문


복지관 정지영 담당자는 “전체 이용자들의 상당수가 장애인과 어르신들인 관계로 건강관리, 구강상태가 좋지 않는데다 불편한 몸으로 이동이 용이하지 못했던 점, 고액의 병원비라는 선입견 때문에 이상이 있을지라도 참고 넘긴다는 점 등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던 중 지역 병원과의 연계가 이루어져 이 같은 무료 건강검진 행사를 가지게 되었다”며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여가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을 위해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복지관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대부분이기에 화장실은 시설 이용자가 출입이 용이하도록 출입문을 따로 개설해놓지 않았으며, 개별 화장실 경우에도 쉽게 열수 있도록 문 구조를 미닫이 식으로 개설했다.

더욱이 복지관 내 시설물들은 모두 친환경 소재로 구성돼 건강을 염려해야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중심가에 위치, 접근성 용이


‘장애인’이란 단어가 붙은 시설은 어디에서든 환영받지 못한다.

양산지역 역시 지난 2009년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관련 학교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해, 장애아동들과 장애아동부모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혐오시설이 아닌 엄연한 교육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기피대상이 되었던 특수학교.

현재 특수학교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 주민들의 반대는 장애아동을 비롯해 장애아동을 둔 학부모들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됐다.

장애인관련 시설을 반대하고 있는 양산지역 뿐만이 아니다. 장애인시설이라면 무조건 혐오시설로 바라보는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나라 장애인 인식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안동시는 달랐다. 장애인복지관은 수요자가 장애인인 만큼 이동권,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시는 안동시의 중심가 옥동에 복지관 설립 계획을 세웠다.

더욱이 맞은편에는 대형마트가 있는 알짜배기 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대는 없었으며 무난히 설립할 수가 있었다.

당시 복지관 건립 담당자 황성웅 씨는 “현재 복지관의 위치가 시의 중심가이고 복지관 맞은편에 대형마트가 위치해 있어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며 “하지만 부지에는 앞서 근로자복지회관과 함께 장애인이 많이 입주해있는 임대아파트가 들어서 있을 정도로 장애인시설에 대해 시민들은 이미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장애인복지관 역시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있는 복지시설로 인정하는 안동시민들의 이같은 시민의식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의 모범답안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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