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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메시야를 기다리며?..
오피니언

[화요살롱]메시야를 기다리며?

양산시민신문 기자 395호 입력 2011/09/06 09:49 수정 2011.09.06 09:40
안철수 교수 서울시장 보선 출마설 뉴스를 보고



 
↑↑ 박미경
영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지금 공석 중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안철수 교수가 출마할 것인가를 놓고 매스컴이 시끌벅적하다. 어느 가게에서 물건 값을 계산하던 중에 그의 출마설에 대한 TV 뉴스가 보도되었다. 아마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하는 내 말에 대하여 가게 주인은 “대한민국 남자는 누구나 돈이 있고 어느 정도 명예가 있으면 정치를 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남자가 다 그러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는 그러고 싶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며칠 전 조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아내는 “남편의 성향으로 봐서 정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고, 그 글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였었다. 그의 정치적 색채가 어떠한지는 나는 알지 못하지만,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은 우리 국민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그가 서울 의대 출신이고 학교 다닐 때에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V3를 개발하여 몇 년 동안 무료 배포 하였다는 것. 자신의 이름을 가진 보안개발 업체를 만들었으며 부채 0원인 회사를 경영하다가 주식을 사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미국으로 경영학 공부를 하러 갔다 왔다는 것.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되더니, 종신교수를 뿌리치고 “한국의 융합학문 수준이 미국·일본보다 낮으며, 자신의 경험이 한국 융합학문 발전에 쓰일 수 있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말하면서 서울대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취임한지가 몇 달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 최고 ‘브랜드’ 중 한 명으로 인정되고 있는 그는 연예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전국을 순회하며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취지의 순회강연 ‘청춘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의 어려움과 모순점을 다른 누구에게 해결해달라고 한다고 해서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이 문제 인식을 공유할 때, 그리고 그 접점을 찾을 때 해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어리둥절한 중에 서울 시장이 물러나고 서울시 교육감이 유력한 경쟁 상대에게 돈을 주었었다는 문제가 제기 되는 상황을 그는 “어이없다”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그러다가 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그것을 부인하지 않다가 이제는 “이왕 이렇게 된 것 깊이 생각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다. 깊이 생각해 보기는 하시겠지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왕 이렇게’ 되어서 출마한다는 것은 왠지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그곳 시민은 아니지만, 그렇게 가볍게 생각해서 출마할 수 있는 서울 시장 자리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 시민들은 메시야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가 나타나서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원하는지 모르겠다. 옛날 이스라엘 민족도 메시야를 기다렸다. 메시야란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으로 구원자를 말한다. 그들은 로마의 식민지로 있었고 정치와 종교의 타락과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가 희망이 없어 보였다. 메시야가 나타나서 로마의 압제로부터 해방을 시키고 자신들의 옛 영화를 회복 시켜 주기를 바랐다. 드디어 예언되었던 대로 메시야가 나타났지만, 그들은 실망하여 그를 죽인다. 그들이 기대하던 대로 군대를 모아서 로마군을 쫓아내지도 않고, 자신의 추종세력으로 왕이 되지도 않는 것이다. 그가 하는 것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을 하는 것과, 가난한 자나 병든 자를 찾아 가서 위로하며 병을 고쳐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온 목적이 죄인을 구원하러 온 것이라 하며 자신이 죽어야 그렇게 되며, 죽은 후에 다시 살아났다가 하늘로 올라 갈 것이고, 그것이 메시야의 역할이라고 하였다.

기존의 정치 종교 권력과 너무나도 다른 패러다임이었다. 자신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한 기성 권력들과 자신들이 기대하던 대로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로 부터의 해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실망한 군중들 양쪽에서 핍박 받고 죽임 당한다. 그러고 나서 그가 말했던 대로 천국이 가까이 온다. 그가 죽고 나서 그 도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서로를 사랑하며 가진 것들을 나누며 널리 퍼져 로마를 지나 전 세계에 까지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이 남았다면 그것은 메시야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메시야가 있을 것인가. 그럴 수 없다. 정치로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몇 년의 서울 시장의 임기 중에는 “전시 행정”을 할 수0밖에 없고 진정한 변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시스템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신이 잘하는 것,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쳐 사회가 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이왕 이렇게’ 되어서 결정할 것이 아니고 다음 세대를 바라보면서 나아가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그의 업적으로 남지 않더라도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가 말한 대로 그의 남다른 ‘경험이 한국 융합학문 발전’에 쓰여서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보람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말하고 싶다.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라지 마시라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있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영향력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시라고. 그가 정치판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에 가지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을 그가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한 명의 메시야에 무엇인가를 기대할 때가 아니다. 내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지혜로워야 한다. 본인의 정치적 욕심을 위해 속이고 이용하는 자들을 구분할 수 있는 대중들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멀리 내다보고 진정한 사랑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꾼들이 두려워하는 대중들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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