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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화려함을 즐기는 이들은 단풍을 찾아 떠나고 사색을 즐기는 이들은 은빛 물결 넘실대는 억새밭으로 찾아간다. 누구라도 시인이 될 것 같은 초가을 우리는 가장 운치있는 영축산으로 주저없이 찾아든다. 영축산은 1천81m로 신불산~간월산~재약산~천황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와 억새의 평원이 한 눈에 펼쳐지는 산이다.
영천초등학교 ‘쪼로미 산악회’는 부산고속터미널에서 신평행 직행을 타고 통도사 입구에 하차하여 통도환타지아 옆을 거쳐 임도를 타고 올라 영축산 정상으로 올랐다.
하북면은 자연환경보전지역 규제에 묶여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시골같은 느낌이 들어 정겹다. 논에는 곡식이 익어가고 풀밭에는 메뚜기가 뛰노는 가운데 통도환타지아 옆에는 생태공원과 주차장을 조성되고 있었다.
갈수록 높아지며 끝이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과 겨우겨우 올라가야 하는 난코스를 만나면서 힘들다는 말을 백 번 정도 내뱉고는 ‘절반은 왔겠지’라고 생각했을 때 40%정도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되돌아 집에 가고만 싶었지만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아 앞만 보고 다시 오를 수밖에 없었다.
더 높이 오를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래 이 장관을 보여 주려고 그렇게 나를 끌어 당겼나보다. 고생 끝에 취서산장에 도착하니 시원한 막걸리와 두부김치가 나를 맞이하고 정다운 산장지기가 산의 지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많은 등산객들의 흔적인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통도사, 양산시내, 가천공장지대, 멀리로는 부산 금정산, 울산 문수산까지 보이니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정상에 가면 보다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올라갔다. 정상에 다가갈수록 숲은 그 위용을 더욱 드러내고 세찬 바람에 운무들이 흩날리고 있다.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도 보이고 독수리 바위 경치에는 한참을 올려다보는 시간도 가졌다.
다른 사람보다는 훨씬 오래 걸려서 4시간 반 만에 정상을 밟았지만 영축산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영축산 정상에 올라서니 신불산~간월산~재약산~천황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와 억새의 평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하산길에는 취서산장을 거쳐 임도를 따라 지산마을 버스종점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름드리 낙락장송이 도열해 있는 울창한 숲을 만나니 상큼한 솔 향이 코를 자극하고 발 밑에 부드러운 쿠션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눈짓으로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무언의 정서를 교감하고 청량감, 시원한 바람 그 이상의 것을 느끼며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을 배우고 집으로 들어오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김홍표 시민기자
pyo51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