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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진땀나는 자녀 성교육 솔직하고 대담한 대화로..
생활

진땀나는 자녀 성교육 솔직하고 대담한 대화로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1/09/20 10:33 수정 2011.09.27 10:35




“엄마 난 왜 여동생이랑 달라?”
아들의 입에서 이런 질문이 나오면 부모는 당황해서 피하거나 모른 척한다. 성교육 앞에선 쩔쩔매는 게 현실이다.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는 지난 7일 청소년회관에서 2011년 짬짬이 부모교육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부부의 성 자녀의 성’이라는 주제로 성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은 이정희 팀장이 부모들이 작성해 낸 고민을 즉석에서 답하고 참가자들은 EBS ‘아이의 사생활Ⅱ’ 방송을 함께 보며 자녀 성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문_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이정희 팀장
정리_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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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교제 알면서 모른 척은 No


이정희 팀장은 이성교제에 대해 “손잡고 팔짱 끼는 등 이성교제는 스킨십을 하는 것과도 같다”고 말문을 뗐다. 덧붙여 “실제로 사귀는 아이들은 키스까지는 쉽게 가는 것 같다. 성관계까지는 아니어도 몸을 만지고 더듬는 정도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도 그런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의 이성교제에 관심을 가지거나 교제를 하는 데 있어 부모가 강하게 제재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오히려 부모가 알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말수가 줄어들거나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꾸미는 시간이 늘어나는 걸로 아이의 이성 관계를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다.

또한 이 팀장은 “특히 자녀가 이성교제를 장기적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모른 체하고 지나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모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한 아이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면 부모의 걱정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엄마가 알게 된 것도 두 달 됐네. 여전히 잘 만나고 있나? 그런데 걱정되는 게 있다. 오 분만 얘기해볼까”라며 서로가 가장 기분 좋을 때 대화를 풀어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대화하자


이 팀장은 자녀와 솔직하면서도 부담을 주지 않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녀와 섹스토크를 무사히 마친 후에 조심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아이와 나눈 이야기를 친척이나 이웃에게 함부로 발설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발설했다는 것을 아이가 알았을 경우 대화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덧붙여 주위 사람에게 퍼뜨려야 하는 것은 자녀의 강점이다. 자녀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수천여 가지일 텐데 이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은 부모의 직무유기다.

이 팀장은 성교육 하는 것은 단순히 성관계를 하지 말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성교육 목적은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스스로가 귀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도 귀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가 특정 상황을 말한다고 해서 상대가 말하는 그대로를 경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주의할 점이다. 뿐만 아니라 말했다고 해서 당장 행동으로 옮긴다고도 짐작해선 안 된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며, 다양하게 생각해볼수록 정리가 잘 된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자녀와 평소에 즐겁게 지내는 것도 강조했다. 평소에 자녀와 관계가 좋아야 민감한 부분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 양산시민신문

↑↑ 지난 7일 청소년회관에서 50여명의 참가자가 이정희 팀장의 부모교육 강의를 들었다.
ⓒ 양산시민신문


음란물 제재는 사회 운동 앞서야


부모가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자녀가 음란물을 보는 것이다. 음란물에 노출된 아이들은 공격성이 높아지고, 강한 자극은 더 강한 자극을 부르게 된다.

자녀들이 가정에서는 부모의 눈을 피해서 보고 학교에서는 집중하지 못한다. 게임의 경우엔 아이들에게 공격성과 성적 충동을 함께 주기 때문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이 같은 음란물들은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을 강하게 자극한다. 게임에 많이 노출됐다가 아이에게 제재를 가했을 때 아이는 되려 성질을 내게 되는 이유다. 이성적인 뇌가 마비가 돼 있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자녀가 포르노에 빠져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무조건 못 보게 한다고 가능할까요?”라고 되물었다. 다시 말해 부모 개인 능력으로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이러한 부분에서는 부모 개인 능력으로 제재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사회 전반적인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럴 땐 이렇게 풀어가자


이날 강연을 시작하기 전 참가한 부모들로부터 자녀와의 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질문지로 받았다. 강의를 맡은 이정희 팀장은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해 즉석에서 솔직하고 유쾌하게 답변을 전했다. 그 가운데 대부분 부모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지와 답변을 정리해보았다.


#1 자녀가 만약 임신했을 때

남자든 여자든 자녀가 임신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부모의 역할은 축하이다. 이 팀장은 “임신 소식을 들은 후 내 딸이나 아들의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여자에게 임신은 축복’이며, ‘다음에는 더 행복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이렇게 해야 우리 사회가 더 예쁘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 성 관련 뉴스 함께 봤을 때

성폭력, 성매매, 10대 미혼모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성 관련 문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나온다. 자녀와 이런 기사를 함께 마주할 때 무슨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때는 자녀에게 부모가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대화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
이 팀장은 “기본적으로는 엄마가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엄마가 가장 먼저 알았으면 좋겠다. 네 입장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지 않느냐”고 시범을 보였다. 


#3 키스신 장면 같이 봤을 때

드라마나 TV에서 키스신이 나오면 대다수의 부모는 자녀의 눈치만 살피며 장면이 끝나길 기다린다. 하지만 이럴 때 가볍게 “키스하는 장면 보니까 어때?” 라며 자녀에게 물음을 던지며 반응을 알아보면 좋다. 자녀가 “엄마는 무슨 그런 얘기를 해!” 라는 반응이면 부끄럽게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대화가 어색하지 않으려면 부모는 유연한 자세로 대비해야 하고 연습해야 한다.


#4 성기를 만지작거릴 때
예닐곱 살 남자아이가 성기를 만지는 것은 자신의 신체 변화가 재밌고 호기심을 발동해서이다. 이럴 경우 다른 관심사로 자연스럽게 돌리는 것이 좋다.
또한, 남매가 서로 성기를 만지는 것 역시 성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재미있어 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길게 보면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때까지 가능한 장난이다.
그럴 때는 “하지 마!”라고 다그치기보다는 “뭘 보는데?”하면서 자녀의 행동을 살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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