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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특별기고]10.4 선언의 역사적 의미와 전망..
사회

[특별기고]10.4 선언의 역사적 의미와 전망

양산시민신문 기자 397호 입력 2011/09/27 09:20 수정 2011.09.27 09:07



 
↑↑ 김창호
우리겨레하나양산본부 상임대표
ⓒ 양산시민신문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정상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에 공동 서명하여 발표한다. 바로 ‘10.4 선언’이다.

해방 이후 갈등과 반목, 전쟁과 경쟁의 분쟁지역,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민족의 미래발전의 초석이 되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진전된 선언이다.

6.25 전쟁이후 87년 체제 이전 까지 끊임없이 지속되어온 적대적 대결구도는 사실 허약하고 정통성이 결여된 남북정권세력의 존립을 강화시키는 측면 또한 없지 않았다.

하지만 새롭게 분출된 민중의 직접적인 정치참여요구에 굴복한 6.29선언 이후, 노태우 정권은 북방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였다. 시대적 요구와 성장한 국민의식은 단순한 절차적 정치참여를 넘어 새로운 한반도의 통일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어 남북고위급 총리회담이 성사되고 3년 동안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이루어낸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기에 이른다.

문민정권으로 출범한 김영삼 정부에서는 북미간의 심각한 북핵사태와 전쟁위기에 따라 남북문제는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국가부도의 위기를 김대중 정부에 넘겨주고 만다. 국민의 정부는 그 동안 꼬이고 지쳐있던 남북의 문제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극적인 ‘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 낸다.

김대중 정부의 화해협력정책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게 되면서 정권을 이어받은 참여정부는 더욱 다양하고 알찬 남북관계의 개선을 노력하게 된다. 그러나 냉전세력의 줄기찬 방해 등으로 남북문제는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어 정권 말기에 겨우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소중한 10.4 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어렵게 탄생한 10.4 선언은 남북기본합의서와 6.15공동선언을 계승하면서 몇 단계 앞서가는 실천의지와 내용을 담고 있다. 8개 조항으로 구성된 10.4선언은 우리민족끼리 통일지향적 법률ㆍ제도를 정비하여, 의회와 각 분야의 대화 접촉을 통해 적대관계를 종식하는 불가침의무 준수와,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서해공동어로수역지정과, 정전체제의 종식을 위한 3자 혹은 4자간의 종전선언 등을 위한 실천의지를 세계 만방에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실용을 앞세운 이명박정부에서의 남북관계는 역주행하게 되고 그 동안의 노력과 기대는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세칭 ‘북한붕괴론’에 편성한 흡수통일론과 고립정책은 과거 보수정권마저도 인정한 상호주의를 배제한 채 정략적 남북대결구도와 안보논리의 강화를 통한 이명박 정권의 반사이익 등에 기대고 있었고, 결국 남북외교라인의 교체와 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는 무능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이데올로기의 문제는 더욱 아니다. 선택이전의 기본의 문제이다. ‘사느냐 죽느냐’의 생존의 문제이면서 동해물이 마를 때까지 누려야 할 역사의 문제이다. 중차대한 의식의 문제 앞에 정권의 입맛에 따른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이다.

멀고도 험할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미래를 보지 못하는 정책은 민족사의 커다란 수치가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러한 점에서 10.4 선언은 우리 민족의 진로를 밝혀놓은 촛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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