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하고 유쾌한 미소가 앞섰다. 양산에서 태어나, 양산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양산에서 고집스럽게 교직의 길을 걸어온 박규하 교장은 요즘 양산고등학교 때문에 많이 바쁘다. 양산 최초 자율형 공립고 운영을 꼼꼼히 계획하고, 낡은 학교를 바꾸느라 하루하루가 금새 지나간다고 했다.
‘자율형 공립고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 만의 큰 포부를 보태 들려줬다. “좋은 학교를 넘어서 위대한 학교를 만드는 것, 공립고에 자율의 날개를 달아 명문학교로 발돋움하는 것, 이것이 자율형 공립고의 목표이자 양산고등학교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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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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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양산고가 양산지역 유일의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됐다. 자율형 공립고라면 말 그대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일반 공립고는 교육과학기술부나 경남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틀에 박힌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반해 자율형 공립고는 정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우선 공통교육과정의 50% 범위 내에서 수업시수 조정이 가능하다. 때문에 우선 학력향상을 위한 기초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3개 과목의 시간을 더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맞춤식 수준별 보충학습, 심화학습동아리반 운영, 교과별 특강, 학습부진학생 멘토링제 등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아주 많다.
-자율형 공립고를 잘 운영하려면 교사들의 전문성과 열정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나 프로그램이 있나.
교육은 선생님의 질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교사들이 핵심이다.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된 우리 학교는 교사를 초빙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100% 초빙교사로 교직원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자 특색이기 때문에 훌륭한 교사 초빙에 주력할 것이다.
물론 우수한 교사들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교육이 월등히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책임감과 열정, 패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도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각종 연수와 장학활동을 지원해 교사의 전문성을 높여줄 것이다. 또한 우수교사 해외연수 지원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학생들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에서 소질과 적성 진로지도를 해줘야 하는데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훌륭한 교육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학생 개개인의 목표와 꿈을 키워주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학력향상을 통한 명문대 진학을, 남다른 특기ㆍ적성을 가진 학생에게는 맞춤식 교육과 진로지도가 필요하다.
상위권 학생들은 내신과 학생부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명문대 진학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중위권 학생들은 과목별 맞춤식 교육으로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꾸준한 상담으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줄 것이다. 대학진학이 최종 목표가 아닌 하위권 학생들은 직업 학교와 연계해 진로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70년 역사를 가진 학교라 건물이 많이 낡았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이 있나.
요즘은 소프트웨어 못지않게 훌륭한 하드웨어가 필요한 시대다. 우선 그린스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학교시설이 친환경적으로 개선되면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로 탈바꿈할 수 있다. 또한 양산고의 상징인 기숙사와 정독실을 증축하고 교과교실제 운영을 위한 교실도 확충할 예정이다.
-자율형 공립고에 대한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부담이 느껴지지는 않나.
양산 최초 자율형 공립고는 양산고등학교만의 책임과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 지역에 명문고를 양성하자는 시민들의 바람으로 탄생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의 교장이 아니라 지역사회라는 넓은 바다를 수영해 가는 개방성과 유연성을 가진 경영을 펼치겠다.
한편 박규하 교장은 충남대 교육대학을 나와 경호고ㆍ양산중ㆍ양주중ㆍ충무여중ㆍ신주중ㆍ범어중 교사, 양산고 교감을 거쳐 올해 9월 1일 교장공모제를 통해 양산고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