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녹색교통으로 주목받으면서 지자체별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전거도로와 각종 시설물 등 인프라 구축은 물론 자전거보험, 공영자전거제도, 자전거교실 등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에 본지는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우수한 지역 사례를 바탕으로 양산의 자전거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양산 자전거도로의 실태와 문제점
② 전남 순천 : 원도심과 신도심 연결하는 생활형 자전거도로
③ 경남 창원 : 근로자 출퇴근 목적으로 조성된 출퇴근용 자전거도로
④ 충남 공주 : 유적 아우르는 레저형 자전거도로
⑤ 첫걸음 뗀 양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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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청과 버스터미널 등이 있는 원도심과 택지와 이마트 등이 있는 신도시를 연결하는 팔마대교 위 자전거도로 모습. |
ⓒ 양산시민신문 |
전남 순천 : 원도심과 신도시 연결하는 생활형 자전거도로
전국 10대 자전거 거점도시로 선정된 전남 순천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중심으로 자전거도로가 총 105.7㎞ 조성돼 있다. 순천 시내의 경우 동천을 기준으로 원도심과 신도심이 나뉘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양산처럼 국도35호선을 기준으로 원도심과 신도시가 나뉘어져 있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순천시는 원도심과 신도심 지역 내 자전거도로망을 구축ㆍ정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양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함으로써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동천 축으로 자전거도로망 구축
순천시는 동천을 중심으로 서쪽은 순천시청, 전통시장, 종합버스터미널 등이 있는 원도심, 동쪽은 아파트 단지와 대형할인점 등이 몰려 있는 신도시지역이다. 원도심과 신도시를 잇는 구간은 동천에 놓인 팔마대교, 조곡교, 풍덕교 등 세 교량이다. 순천시는 두 지역이 차량뿐 아니라 자전거로도 편리하게 오갈 수 있도록 세 교량 중 두 교량에 자전거도로를 구축ㆍ정비했을 뿐 아니라 동천에서 교량 위로 연결되는 구간에 대한 정비도 마쳤다.
이밖에 자전거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행자건널목에 자전거통행로를 확보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순천시 자전거도로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조성된 뒤 택지 개발과 함께 신도시 내 자전거도로 구축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순천시는 자전거도로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성과를 일정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반면, 양산에는 국도35호선이 순천시의 동천과 같이 신도시와 구도심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가 발전할수록 원도심은 쇠퇴하고 있다.
자전거도로도 마찬가지다. 신도시에는 자전거도로가 비교적 잘 조성돼 있지만 원도심에는 자전거도로가 전무하다. 또한, 국도35호선은 신도시와 원도심을 뚜렷하게 구분지을 뿐 자전거를 편리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건널목과 같은 시설 인프라는 부족하다.
동천을 중심으로 신도시와 원도심을 연결한 순천시처럼 양산시도 국도35호선을 중심으로 자전거도로망을 구축하고 지역을 연결한다면 도시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도로 공감대 형성 우선
순천시도 양산과 마찬가지로 신도시 도로가 계획적으로 조성됐기 때문에 자전거도로 정비가 쉬운 편이다. 반면, 원도심은 기존 도로나 상권 때문에 자전거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정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원도심 내 자전거도로 구축과 정비에 대해 순천시 교통과 신봉현 녹색교통담당은 “원도심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하는 것은 지역 주민과 자전거도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우선 만들어야 하고, 공사 과정에서 경제적 피해나 소음 등 물리적 피해를 줄이고, 민원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분담율 2년 만에 2배 증가
순천시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따라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율도 증가했다. 2007년 2.4%에서 2010년 4.4%으로 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교통분담이 이루어지면서 신도시와 원도심을 오가는 자전거 이용자들도 늘어났다.
교통과 신봉현 녹색교통담당은 “자전거로 신도시와 원도심을 오가는 이용자 규모나 이용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온누리를 타고 오가는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해 원도심 활성화에 자전거도로 확충이 일정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순천시의 사례를 통해 도시의 특성에 따라 자전거도로 구축계획과 자전거 정책을 세우면 자전거가 녹색교통으로서 환경오염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균형 발전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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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 자전거겸용도로 모습.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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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무인공영자전거 온누리와 자전거터미널 모습. |
ⓒ 양산시민신문 |
/순천시 자전거 정책 이모저모/
도시계획단계부터 전문가 참여
순천은 1997년 ‘자전거 이용시설 정비계획’을 수립해 2007년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자전거 담당인력을 7명 배치해 자전거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도시계획시설을 설계ㆍ심의할 때 자전거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자전거 자전거도로뿐 아니라 자전거보관대와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시민무인공영자전거인 온누리 166대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자전거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온누리 관제센터를 비롯한 자전거교육장, 방치자전거 보관ㆍ정비 시설, 샤워실, 스크린 사이클링장 등 자전거 관련 시설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시설 인프라 구축 외에 소프트웨어적인 정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전거교육장이 문을 열었고, 올해는 자전거 면허시험장을 열어 어린이에게 자전거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주민센터 프로그램에 자전거교실을 포함해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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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도 원도심·신도시 자전거도로 확충한다
2015년까지 도심 내 자전거도로 9.17㎞ 구축
예산 확보가 관건, 원도심 내 공간 확보도 과제
양산시 역시 정부의 자전거 활성화 방침에 따라 지역 내 자전거도로 확충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는 지난 6월 ‘간선자전거도로망 구축 및 지선 연결 계획’이라는 업무보고를 통해 내년부터 2015년까지 연도별 자전거도로망 구축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까지 신도시와 양산천 제방, 고수부지를 자전거도로로 활용, 단절된 구간 연결, 신규 개설할 계획이다. 또한 2015년 이후에는 양산천을 따라 상·하북까지 자전거도로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세부 구축 계획을 살펴보면 순천시와 마찬가지로 신도시와 원도심을 연결하는 사업도 포함되어 있다. 시는 우선 내년에 1억3천9백만원을 들여 신도시와 남부시장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대동아파트 옆 국도35호선과 남부사거리, 옛터미널 등 일대에 총 1.64㎞ 길이로 조성된다.
2013년에는 다방천과 북부천의 자전거도로를 새로 조성하거나 기존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재정비할 한다는 계획이다. 북부천 구간에는 총 1억9백만원 예산을 들여 총 3.55㎞을 구축하게 된다. 현재 신기동 일대에 조성돼 있는 산책로를 자전거도로로 변경하고, 신기해강부터 양산대학에 이르는 구간은 자전거도로를 신설하거나 도시계획도로개설계획에 자전거도로 조성이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다방천 구간은 3억1천9백만원을 들여 총 3.98㎞가 신설된다. 양산타워지점부터 내송리 부근까지는 기존 산책로가 자전거도로로 변경되며, 이후 부산 방향으로는 제방이나 기존도로 옆을 자전거도로로 확보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도심의 경우 도로 사정이 열악한 가운데 추가적으로 자전거도로 개설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따라서 조성 과정에서 지역주민이나 상인의 민원이 예상되는 만큼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시가 자전거 정책 추진 의지를 보이는 일이 성공의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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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구축계획에 따라 신도시지역과 남부동·북부동지역 등을 자전거도로로 연결할 전망이다. (빨간 점선-현재 지정된 자전거도로, 파란 점선-자전거도로 구축계획) |
ⓒ 양산시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