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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삽량문화축전에 대하여..
오피니언

[화요살롱]삽량문화축전에 대하여

양산시민신문 기자 397호 입력 2011/09/27 10:35 수정 2011.09.27 10:21



 
↑↑ 성호준
영산대학교 동양문화연구원장
ⓒ 양산시민신문 
2011년 삽량문화축전이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4일간 ‘천년의 빛 양산에서 하나되는 문화축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삽량문화축전의 특징은 ‘박제상 테마’의 강화로 보인다. 축전추진위원회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축전의 주제의식을 높이겠다는 의도 하에 박제상을 주요 테마로 정한 듯 하다. 박제상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특화해 축전의 테마를 강화하는 동시에 축전의 시작을 알리고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박제상 고유제’를 신설해 지역 전통 문화를 계승한다는 전략이다. 박제상은 신라를 대표하는 충절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우리 양산의 대표적인 위인으로 축전의 테마로 설정하기에 적절한 인물이라 할 수 있고, 양산시에서는 2007년 이후 박제상을 축전의 테마로 정해 매년 행사를 진행해 왔다.

축전은 박제상 테마 이외에도 특별프로그램, 문화거리축제, 공연행사, 참여행사, 전시체험행사, 양산음식특별전 등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 참여행사를 기획하여 많은 시민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박제상을 양산의 대표 인물로 정하고 그에 따른 테마 공연을 비롯한 각 종 행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축전의 기본 방침은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삽량문화축전에 대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우리 양산의 축제가 국내ㆍ외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첫째는 박제상 테마에 대한 발전적 모색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박제상의 대표 아이콘인 충절(忠節)의 의미가 과연 양산의 현 도시환경과 인문환경에 비추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물론 국가와 사회에 대한 충성과 절의 정신은 선양할 가치가 있으며 우리 양산이 충절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다양한 국내ㆍ외 이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양산의 도시특성을 담아내고 발전적인 화합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이에 필자는 천성산과 원효로 대표되는 또 다른 테마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천성산은 물론 대운산 등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도의 도량으로 자리해 왔으며 천성산과 대운산을 비롯한 곳곳에 우리 민족의 위대한 스승 원효의 발자취와 설화가 녹아들어 있다. 그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문화축전의 테마로 활용할 수 없는가 하는 점이다.

원효 사상은 원융(圓融)과 무애(無碍)로 대표할 수 있다. 이 말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존재가 근원적인 모습으로 돌아가면 걸리고 치우침이 없이 가득하고 만족하며 완전히 일체가 되어 서로 융화하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원효는 부조화의 현실을 조화로 갈등을 화합으로 바꾸는 이치를 이 곳 양산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적 구성과 산업현장이 공존하고 있는 우리 양산에서 박제상의 충절은 물론, 원효의 원융과 무애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본디 국가와 조직에 대해 충성(忠誠)을 다한다는 충(忠)의 뜻은 자신의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내면적 성찰은 박제상 선생의 정신에서 이를 바탕으로 자신과 다른 문화와 배경을 지닌 이들과의 화합정신은 원효 스님으로부터 원용하여 축전의 테마로 삼는다면 삽량문화축전은 화합의 축전, 인문정신이 녹아있는 품격있는 축전으로 승화될 수 있을 듯하다.   

둘째는 이러한 테마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시민화합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축전이 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부산과 울산이라는 대도시와 인접하고 있는 지역특성상 양산은 다양한 세대와 직업을 가진 새로운 시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사실 양산의 역사와 문화에 별 관심이 없고 단지 생활의 편의와 직업을 좇아 ‘양산시민’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 중에는 내국인뿐 아니라 중국이나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나 여성들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 별 어려움이 없이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양산시민’에 대한 화합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축전이 되었으면 한다. 새롭게 양산으로 이주해와 양산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는 물론, 노년을 우리 양산의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하고자 하는 이들이 동참할 수 있는 축전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기존 양산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양산문화 창조에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과 다양한 문화에 대한 수용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기업하기 제일 좋은 도시 양산’은 물론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양산’이 되었으면 한다. 수익성 높은 공단과 농경지가 아울러 있음은 물론, 명승지와 문화유적이 즐비한 우리 양산은 그러한 자연문화 환경과 산업 환경은 이미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양산시민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와 도움이 절실하다. 천성산이 가로막은 ‘웅상’과 ‘양산’, 우리의 역사가 가로막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거부감 등을 박제상 정신과 화합의 원효정신으로 승화시켜나가는 축전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셋째는 문화의 다양성과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문화행사가 생겨나기를 기대한다. 옛 것을 본받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법고창신(法故創新)의 정신이 삽량문화축전의 모토가 되었으면 한다. 미디어아트나 전위예술은 물론 각종 문화공연이나 전시 등이 일관된 주제의식을 가지고 참여자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나열된 전시장에서 양산의 확고한 이미지와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된다면 우리 양산의 축제는 지역축제를 넘어선 국제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과 학생, 공무원, 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깊이 있는 토론과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제안이 2011년 삽량문화축전을 준비한 모든 분들의 뜨거운 열의와 정성을 폄하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양산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양산’이 되었으면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것임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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