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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발리뿌람에 있는 빤즈라타 (5개의 탈 것 이라는 의미) |
ⓒ 양산시민신문 |
불교역사 살펴보는 사원들
인도 남동해안 항구도시 첸나이(구 마드라스)는 북위 13도에 있다. 태국의 방콕과 위도가 같다. 항구도시임에도 불구하고 4, 5월 여름 최고기온이 43℃를 오르내린다. 뭄바이, 고아, 코친, 트리반드룸 등 남서해안 항구 도시들이 38℃를 넘지 않는데 반해 첸나이, 바이작(비샤카빠트남), 콜카타 등 남동해안 항구 도시들은 대부분 여름의 온도가 42~43℃를 넘어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인도 대부분 지역의 몬순이 6~8월인데 반해 남동 해안의 첸나이는 11~12월이 몬순기간이다. 보름간 하루도 그치지 않고 비가 내리기도 하고 배수시설이 미비한 도로는 금새 물로 가득 찬다.
첸나이에서는 마하발리뿌람과 깐치뿌람이 하루만에 충분히 다녀올 거리에 있다. 불교역사 속에 나오는 향지국이 칸치뿌람이라는 고증이 있다고 하여 한국 언론이 취재해간 곳이다. 칸치뿌람은 사원으로 이루어진 도시다. 이곳에서 보는 남인도 사원양식은 북인도 사원양식과는 아주 다르다.
강물이 통째로 떨어지는 폭포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타밀나두 주와 카르나타카 주의 접경에 있는 호게나칼이라는 폭포다. 첸나이에서 여섯 시간, 벵갈루루에서 두 시간 정도 거리다. 호게나칼 폭포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산에서 떨어지는 폭포 형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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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게나칼폭포는 코베리강의 한가운데가 갑자기 단절되어 계곡으로 떨어진다. 강의 폭은 넓은 곳이 100m나 된다. |
ⓒ 양산시민신문 |
폭이 100m 정도 되는 코베리강이 유유히 흐르다가 갑자기 단절되어 강물이 계곡으로 통째로 떨어진다. 물이 많을 때는 뿌연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정말 장관이다.
이 강물에서 지름 2m 정도 되는 넓은 원형의 소쿠리 같은 배를 타고 강을 따라 흘러내리는 재미는 잊지 못할 것이다.
잘못하면 강 한가운데 있는 계곡 폭포로 휩쓸려 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소쿠리 배를 운전하는 동네 청년이 안전하게 안내를 한다. 오히려 그런 조마조마한 마음이 재미를 더해준다.
소쿠리 배는 콜타르를 여러 겹 칠해서 방수를 했는데 한번은 그것이 찢어져서 애를 먹었다. 숙소는 타밀나두 주정부가 운영하는 호텔이 있고 밖에는 소규모의 여관들이 있다.
한국인이 살기에 가장 좋은 기후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단지인 벵갈루루(구 뱅갈로)다. 벵갈루루는 남인도 데칸고원에 있는 도시로 고도가 해발 920m이다.
여름에도 35℃를 넘지 않아 에어컨 없이 생활할 수 있고 겨울에도 10℃ 이하는 내려가지 않는다. 밤에 추울 때는 오히려 전기장판이 필요할 정도이다.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이곳에 몰려든 것도 이러한 기후와 많은 관련이 있다.
뛰어난 조형미의 마이소르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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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소르 궁전은 14세기부터 영국식민시대 전까지 마이소르 지역을 통치한 우데이르 왕조의 궁전으로 뛰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
ⓒ 양산시민신문 |
남인도 카르나타카 주 벵갈루루에서 우띠 방향으로 두 시간 차를 타고 가면 마이소르 궁전이 있다. 겉에서 보기에도 매우 화려한 궁전인데 좌우 대칭 모습으로 앞에는 넓은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내부에는 왕족들의 초상화와 당시 생활습속이 그려진 그림들이 걸려있다. 그림들이 크기도 하지만 다양한 색채와 구도가 눈길을 끈다. 어떤 초상화는 아잔타 석굴의 벽화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초상화 인물의 시선도 보는 이를 따라온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그림 속의 그림자가 왼쪽에서 볼 때는 오른쪽으로 길게 보이다가 오른쪽으로 걸어가면서 보면 그림자가 점점 짧아지면서 왼쪽으로 옮겨간다. 눈의 착각이겠지만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림 속의 그림자가 어떻게 짧아질까?
해설자의 설명 없이는 놓치기 쉬우므로 마이소르나 아잔타 석굴 등에 가면 현지 안내원을 반드시 대동하는 게 좋다. 안내원의 비용은 사전에 정해놓아 나중에 비용 때문에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은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면 당연한 상식이다. 비용은 우리 돈 1~2천원 정도면 적당하다. 인도인 기준으로는 적은 돈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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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친의 차이나 피싱네트. 커다란 어망의 네 귀퉁이를 긴 막대에 묶어 바다 속으로 내렸다가 들어올리면 어망에 고기가 걸려 올라온다. |
ⓒ 양산시민신문 |
어딜 가도 물병 지참은 필수
4~6월에는 인도여행을 피하는 게 좋다. 부득이 여름에 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면 북으로 가지 말고 남으로, 그 중에서도 남서해안으로 가는 것이 혹서를 피하는 방법이다.
아니면 심라, 스리나가르, 다람살라 등 히말라야의 고산기후 지대나, 남쪽의 우띠, 코다이카날, 케랄라주의 고산지대 휴양지 등 데칸고원 일대로 가는 것이 좋다. 인도는 어디를 가든지 물병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필수다.
인도 남서해안 아래 부분에 있는 트리반드룸은 열대 야자수가 우거진 도시로서 여름에 40℃를 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남서해안 전체가 휴양지로서도 손색이 없다.
기반시설이 잘 된 다른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기후나 자연환경 면에서 인도의 다른 어느 휴양지보다 여름에 방문하기 좋다. 이곳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꿈의 여행지라 불리는 몰디브로 갈 수 있다.
코친에서는 유대인 정착촌, 차이나 피싱네트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시노라는 고급호텔이 있다. 필자도 이 호텔에 저렴한 가격으로 일박을 하였는데 시설과 서비스가 훌륭하다. 남서해안 여행의 백미는 알레피를 기점으로 배를 타고 백워터 수로를 여행하는 것이 있다. 아침 일찍 시간을 맞추어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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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친의 백워터 수로를 유람하는 보트. 관광용은 호텔방처럼 꾸며져 있고 식사도 제공한다. |
ⓒ 양산시민신문 |
남인도에서 여름에 더위를 피하려고 가는 고산지대의 우띠 또는 코다이카날은 차밭으로 유명하다. 한여름인데도 밤에는 추워서 난로가 필요하므로 두꺼운 옷을 준비해야 한다.
‘인도 같지 않은 곳’이 여행추천지
마더 테레사 수녀의 봉사 지역으로 유명한 콜카타는 우리나라 자원 봉사자들이 많이 다녀갔고 관련 글들도 많아 배낭 여행객에게는 상당히 알려져 있는 곳이다. 40℃를 넘는 혹서에다가 여행 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이웃나라 방글라데시와 함께 인도 내 최대 강우지역인 아쌈지역과 가까워 싸이클론 피해도 많다.
90년대 말 사상 최대의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오리싸 지역이 콜카타 바로 아래에 있다. 그때의 피해가 아직도 복구되지 않았다. 오리싸 주의 빠라딥 항구 일대에 포스코가 연산 1천200만톤의 제철소를 지을 계획이다.
주재원들끼리 자기가 가본 여행지 중 추천할만한 곳이 있으면 “그 곳은 인도 같지 않아”라고 말한다. 평소에 인도에 얼마나 실망을 했으면 “인도 같지 않아” 라고 해야 좋다는 뜻이 될까? 한마디로 인도에서는 여행을 가도 즐거운 마음이 되기 어렵다.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비워야 그나마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참 다시 말한다. ‘인도여행 다닐 때는 미네랄워터를 꼭 들고 다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