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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갇힌’ 웅상이 아닌 ‘같이’ 웅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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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갇힌’ 웅상이 아닌 ‘같이’ 웅상으로

양산시민신문 기자 399호 입력 2011/10/11 09:15 수정 2011.10.11 08:58
시민기자의 눈… 삽량문화축전을 다녀와서



무척이나 화창하던 지난 2일, 모처럼 휴가를 얻은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에 나섰다. ‘울산옹기축제나 가볼까’하면서 출발하다가 가는 도중에 불현듯 떠오르는 포스터 하나가 있었다. ‘양산삽량문화축전’이었다. 한참 전부터 아파트 단지 게시판에 걸려 있었는데…. 우리 가족은 끝내 차를 돌렸다.

양산종합운동장으로 향하는 동안 삽량문화축전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삽량의 어원과 함께 삽량문화축전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삽량’이란 옛 신라시대 양산의 지명이었으며, 박제상공의 충의정신과 통도사의 개산조이신 자장율사의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열리는 문화축전이라며 어린아이들에게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들려주었다. 아니 읽어주었다. 사실 나 역시도 검색을 한 지금에야 알게 된 것이다. 부끄러웠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역사를 이렇게 모르고 살다니. 아니 이렇게 무관심했다니.

행사장에는 이미 축전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우리 가족은 행사 부스에서 무료로 가족사진을 찍기도 하고 서비스로 나눠주는 차도 마셨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도 했다. 그 가운데 우리 가족에겐 연날리기가 인기만점이었다.

올해 삽량문화축전은 먹거리와 볼거리, 들을거리 등 ‘거리’가 비교적 많았던 것 같다. 하루 내 축전 행사장을 가족과 함께 구경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아파트 옆동에 사는 내가 아는 새댁은 삽량문화축전이 보고 싶어 ‘저쪽양산’에 가려고 보니 버스도 많지 않은 데다가 배차 간격도 너무 길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며 투덜거렸다. 이처럼 웅상지역 주민에게 삽량문화축전과 같은 ‘저쪽양산’에서 열리는 축제는 맘먹고 나서야 하는 것이 됐다.

각종 시 행사를 웅상지역에서도 연다면 더 좋겠지만 사정상 그렇지 못하다면 웅상지역 주민도 비교적 편리하게 행사장에 갈 수 있도록 조금 더 배려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지자체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문화 행사 일정에 맞춰 일시적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한다.

나도 양산에 살고 있지만 웅상지역 주민들이 칭하는 ‘저쪽양산’은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걸까. 어쩌면 물리적인 거리상으로 먼 것이 아니라 웅상 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그런다. 웅상은 갇힌 곳이라고.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찾아가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갇힌’ 웅상이 아닌 모두가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웅상이 되길 기원한다.

정근영 시민기자
duddk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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