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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숙 양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이는 어린 시기부터 도리를 알게 한다든지 짝짜꿍과 잼잼, 곤지곤지를 통해 아이의 신체운동기능과 대근육, 소근육 발달을 도운 과학적인 놀이형태다. 이러한 우리에게 많은 지혜를 일깨워 주는 단동십훈을 가르쳤던 교사는 오천년 동안 대를 이어 온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였고 아버지, 어머니였다. 당신의 아들딸이 잘 자라는 것을 보아 온 터라, 자연의 순리와 아이의 자람과 때에 알맞게 몸을 움직여 노래하고 노는 방법을 맞출 줄 알았다. 자식이 아직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자람의 비밀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었고 거기에는 오묘한 진리와 심오한 생명철학이 스며 있었다. 이것은 우리에게 많은 지혜를 일깨워 주는 한국인의 오랜 관습과 생활 역사 속에서 전해오는 단군의 10계의 가르침, 즉 전통육아법이 있는데 이를 단군십훈 혹은 단동십훈이라 한다.
제1훈: 불아불아(弗亞弗亞)(아닐 불, 버금 아)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천천히 좌우로 기우뚱거리며 할아버지 할머니는 ‘부라부라’하며 손자. 손녀의 귓가에 들려준다. ‘불(弗)’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다는 뜻이다. ‘아(亞)’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다. 그래서 ‘불아’는 단군신화에서처럼 신이 사람으로 땅에 내려오고, 신선이 되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상징에서 영원한 생명을 지닌 어린이에의 예찬으로 풀이된다. “귀한 내 새끼,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세상을 밝게 해주렴” 이런 소원으로 다시 풀어도 무방하다.
제2훈: 시상시상(詩想詩想)(모실 시, 생각할 상) 아이를 앉혀놓고 두 손을 잡고 가볍게 당겼다 놓았다 하여 앞뒤로 끄덕끄덕 흔들면서 “시상시상”하며 흥얼댄다. 긍정의 뜻이 내포되어 있으며,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는 한에서 시작되었다는 조상들의 생명시원이 나타난 말이다. 우리 조상과 부모에 대한 어른 공경을 품고 있는 경로사상의 표현이기도 하다.
제3훈: 도리도리(道理道理)(길 도, 또는 도리 도, 깨달을 리) 도리도리라고 하면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게 하면서 아이에게 가르치는 십훈 중 최초의 교과목이다. 자라면서 천지만물이 무궁한 하늘의 도리로 생겼듯이 너도 이런 도리로 태어 났음을 잊지 말라는 인간이 해야 할 도리, 자연의 섭리, 하늘의 이치를 깨달라고 가르치는 교육이다.
제4훈: 지암지암(持闇持闇)(가질 지, 어리석을 암) 두 손을 폈다 쥐었다 하는 동작과 함께 엄마는 “지암지암(잼잼)”하며 손놀림을 가르친다. 무궁한 진리란 쉽게 깨칠수 없으니 두고두고 헤아려 깨달으라는 뜻이다. 암(闇)은 어둡고 혼미스럽다는 뜻이다. ‘지암’은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세상의 혼미한 것을 가려서 파악하라는 의미다.
제5훈: 곤지곤지(坤地坤地)(땅 곤, 땅 지)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왼손바닥을 펴게 한 다음 오른손 검지로 왼손바닥을 찧게 하며 엄마는 ‘곤지곤지’한다. ‘십(十)’이라는 글자의 모양새는 음(ㅡ)을 양(ㅣ)이 관통하는 모습이다. 음양조화의 상징이다. 이것을 알면 땅의 이치도 깨닫고 우주의 섭리를 깨우치라는 뜻이다.
제6훈: 섬마섬마(西摩西摩)(서녘 서, 문지를 마) 아기의 다리 힘이 생기면서 한 발짝 두 발짝 걸음마를 시작 할 때 부모는 아기 걸음마의 귀여움과 신비에 매료된다 섬마는 ‘서의 마귀’라는 의미다. 서마도. 곤 서쪽의 마귀 정신에 물들지 말라는 조상의 경고이다. 섬은 ‘서다’의 준말이다. 동도만으로는 안 된다. 동도서기의 조화로 홀로서서 자기 삶을 굳건히 개척하고 자주 독립을 하는 민족의 염원이 담긴 가르침이다.
제7훈: 업비업비(業非業非) 어비어비(업 업, 업은 범어 발음을 그대로 쓰며 뜻은 선악의 소행, 아닐 비) 아이에게 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할 때 쓰는 말이 ‘업비’다. 무서움을 가르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아이들이 위험한 것을 만질 때 ‘에비 혹은 어비’하는 말은 업비를 말함이다. 즉 나쁜 업을 짓지 말라는 것이며 올바른 도에 맞지 않는 생활은 정업(正業)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제8훈: 아합아합(亞合亞合)(버금 아, 머금을 함) 손바닥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내는 동작이다. ‘한 번 입 밖으로 내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말조심하라’는 가르침에 두 손을 가로 세로로 포개면 ‘아(亞)’자모양이 된다. 이것은 천지 좌우의 형국을 내 가슴속에 모신다는 것을 상징한다. 시천주(侍天主)의 의미와 상통한다.
제9훈: 작작궁 작작궁(作作弓 作作弓) 짝짜꿍 짝짜꿍(지을 작, 활 궁) 머리 운동을 하는 교육이 끝나면 손바닥으로 흥겹게 손뼉을 치며 노래를 배운다. 천지 좌우와 태극을 맞부딪쳐서 흥을 돋우며 궁(弓:태극)의 이치를 알았으니 이제는 손으로 궁(弓)을 만들어보고 그 이치를 깨달으라는 것이다.사람으로 와서 신(神)으로 가는 이치(弓)를 알았으니 그 기쁨, 손뼉을 치며 기쁘게 노래하며 춤추자는 의미가 들어 있다.
제10훈: 질라아비 활활의(支羅阿備 活活議) 질라라비 훨훨(支娜阿備活活) 나팔을 불며 춤추는 동작이다. 이제 천지 우주의 모든 이치를 깨달았으니 기쁘다. 이제 지기(地氣)를 받아 태어난 이 육신, 활활(活活) 즐겁게 춤을 추며 잘 자라도록 살아가자는 뜻이다.
그외에도 ‘깍꿍(覺弓)’이라는 것도 있다. 아이를 놀라게 해주려고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떼면서 눈을 크게 뜨고 ‘깍꿍’한다. 궁(弓)은 새을(乙)자 모양의 음양을 말하며 우주의 근본을 의미한다. 깍꿍은 근본을 깨달으며 너 자신을 알라는 뜻이다. 이를 이용한 아웅 깍꿍놀이는 아이들에게는 즐거움과 신선함을 준다. 대상영속성 개념이 형성 안된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형태이다.
아이들에게 서로 상호작용이 잘 되며 인간답게 키우고자 하는 교훈을 놀이형태로 이끌어 낸 한국의 전통교육법 단동십훈을 다시 새기게 하는 계절 가을이다. 부모님의 가르침과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담은 옛 슬기를 되살려 자라나는 아이들을 활짝 피어나게 하는 교육을 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