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녹색교통으로 주목 받으면서 지자체별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전거도로와 각종 시설물 등 인프라 구축은 물론 자전거보험, 공영자전거제도, 자전거교실 등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에 본지는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우수한 지역 사례를 바탕으로 양산의 자전거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양산 자전거도로의 실태와 문제점
② 전남 순천 : 원도심과 신도심 연결하는 생활형 자전거도로
③ 경남 창원 : 근로자 출퇴근 목적으로 조성된 출퇴근용 자전거도로
④ 충남 공주 : 유적 아우르는 레저형 자전거도로
⑤ 첫걸음 뗀 양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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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 유적 아우르는 레저형 자전거도로
충남 공주시는 무령왕릉을 비롯해 공산성, 국립공주박물관 등이 있는 백제 문화 중심지다. 특히 유명 관광지인 무령왕릉이나 공산성은 공주시가지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교통체증 등으로 관람에 다소 불편한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공주시의 자전거 정책은 생활형 자전거뿐 아니라 지역민을 비롯한 관광객들이 문화 유적을 편리하게,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레저형 자전거 역할도 하고 있다.
자전거도로는 공산성,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농촌마을, 곰나루관광지 등 공주시의 볼거리를 연결하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문화재 여행을 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명소마다 무ㆍ유인대여자전거소를 설치해 지역민과 관광객들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공주시내 문화유적
자전거도로로 연결
공주에 있는 문화 유적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무령왕릉 일대이다.
무령왕릉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백제 도읍지였던 공주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성(山城)인 ‘공산성’이 있고, 북쪽으로는 국립공주박물관이 있다. 국립공주박물관에는 대전ㆍ충남지역에서 출토된 국보 19점, 보물 3점 등 문화재 1만여점이 전시돼 있어 무령왕릉과 함께 공주에서 가볼만한 대표 관광지로 손꼽힌다.
또한, 공주의 태동지이자 곰과 인간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는 명승지 ‘고마나루’와 ‘한옥마을’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시내 곳곳의 관광지가 자전거도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공산성에서 무령왕릉, 한옥마을,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이어지는 5㎞는 자전거도로로 연결돼 있고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자전거로 문화재를 둘러보는 데 불편함이 없다.
주거ㆍ상업지역과도 연결
지역 정체성 향상 기여
“공주시에서는 자전거만 있으면 누구나 문화재 탐방을 할 수 있다”
공주시는 자전거도로로 문화유적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 주거ㆍ상업지역과도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주시의 문화재는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만 둘러 보는 것은 아니다. 공주시민에게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공주시청 교통과 신현조 자전거정책 담당은 “주거지역이나 공주대학교 등과도 자전거도로를 연결해 지역주민들의 이용이 높은 편”이며 “특히,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시내 곳곳의 문화유적을 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자전거도로의 역할이 크다. 자전거를 타고 문화 유적을 둘러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보니 시민들도 부담없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도로가 단지 공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해 문화유적을 중심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시내 주요 지역과도 연결돼 있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역은 물론 공주시청, 웅진동주민센터, 옥룡동주민센터 등 관공서, 공주대학교와 각 지역의 중ㆍ고등학교 등도 자전거도로로 연결돼 있다. 시내 어디에서든 자전거를 타고 무령왕릉이나 공산성 등을 둘러볼 수 있는 것이다.
무인공영자전거 정책도 뒷받침하고 있다.
공주시는 올해부터 자전거 활성화 정책으로 무인공영자전거인 ‘파발마’를 운영하고, 시가지뿐 아니라 문화유적지에도 파발마 터미널을 설치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무령왕릉과 공산성, 그리고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교통 요충지인 종합버스터미널에 무인자전거대여소를 설치했다.
이와 같은 자전거 정책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문화유적을 편리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있다.
단절된 금강 자전거길
우회 구간 조성해 해결
공주시의 고마나루에서 금강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면 부여시와 연결된다. 부여군는 공주시와 함께 백제문화권을 형성했던 곳이다. 현재 부여군에는 국립부여박물관, 백제문화단지와 같이 백제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명소가 많다.
공주시는 4대강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주와 부여를 잇는 금강 자전거길을 정비하고 있다. 공사가 완료되면 금강 자전거길을 따라 백제 문화권을 돌아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다.
특히, 금강 자전거길는 제방 아래 자전거도로를 조성할 수 없는 단절 구간을 연결하는 부분이 주안점이다. 탄천면 분강리 지점부터 장기면 장암리 일원의 약 10㎞ 구간은 단절 구간이다. 제방 아래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 제방 위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해 우회하고 있다. 우회길은 ‘백제큰길’이라고 일컬어지는 지방도651호선 일부 구간을 기존 도보에다 도로다이어트로 공간을 확보해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이는 양산천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계획하고 있는 양산시 사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는 금강 자전거길 조성과 마찬가지로 양산천 일대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구간은 이미 조성된 산책로의 폭이 좁아 자전거도로를 만들 수 없는 등 한계가 있다. 이는 공주시 사례처럼 자전거도로를 우회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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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성에 설치된 무인공영자전거 파발마 터미널.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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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령왕릉~공산성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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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향토문화유산 자전거로 돌아보자
양산천·회야강 자전거도로 활용 고민 필요
“양산서도 자전거로 떠나는 문화재 여행이 가능할까?”
양산은 ‘문화의 불모지’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아 오고 있다. 하지만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양산천을 중심으로 하북 지산마을 통도사는 전국 3대 사찰인 만큼 양산시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유명한 사찰이다. 이밖에 상북 효충마을 박제상 효충사와 상북 소토마을 대원군척화비, 북정동 고분군 등은 우리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지만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또한 웅상지역에도 역시 회야강을 중심으로 대운산자연휴양림, 무지개폭포, 우불산성, 공인박물관 등 활용가치가 높은 관광자원이 있다.
올해 시가 발표한 ‘간선자전거도로망 구축 및 지선연결 업무보고’에 따르면 시는 2015년 이후 상ㆍ하북 지역과 양산천 일대를 자전거도로로 구축한다는 계획이 있다. 이 계획대로 자전거도로가 조성된다면 양산을 가로지르는 양산천을 따라 지역 문화를 둘러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웅상지역 역시 회야강을 중심으로 자전거도로를 개설했거나 개설을 계획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공주시의 사례와 같이 자전거도로를 통해 지역 문화유산은 물론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여가를 즐기기 위한 자전거도로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해야 할 자전거도로가 더욱 의미있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이다.
자전거도로와 거리가 떨어진 관광자원의 경우 자전거터미널과 같은 편익시설을 설치해 효용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설명>
양산천을 중심으로 만날 수 있는 지역 향토문화유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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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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