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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장애인 울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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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장애인 울리는 사회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400호 입력 2011/10/18 09:27 수정 2011.10.18 09:09



ⓒ 양산시민신문
  최근 장애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뤄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도가니’를 통해 장애인 인권문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도가니’ 사건의 근본적인 배경은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 이른바 ‘장애인은 2등 시민’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르다’는 편견이 ‘도가니’ 사건처럼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불미스러운 일을 발생시킨 배경이라는 지적이 영화 상영 이후 반성처럼 나오고 있다.

물론 도가니 사건은 극단적인 경우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4일 제31회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공 기원과 힘찬 출발을 알리는 릴레이 성화가 진행됐다. 양산에서 달릴 성화 봉송 주자는 모두 22명. 각 읍ㆍ면ㆍ동, 육상관련협회 등에서 추천 받아 선정됐다. 하지만 행사 전날까지 봉송 주자 중 장애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는 성화 봉송 주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읍면동별로 장애인 주자를 모집하려 했으나 추천자가 없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성화 봉송행사에 장애인이 배제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장애인 단체는 곧장 시에 항의를 했고, 장애인단체의 추천으로 결국 성화 봉송 행사 하루 전 날 장애인 2명을 선정해 기존 주자와 교체됐다. 행사 준비 단계에서부터 장애인단체와 협의했다면 큰 문제 없이 해결될 수 있는 일이 관행적인 행정처리로 논란을 겪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비가 내리던 당일, 물이 들어가면 고장 나는 전동휠체어를 위해 행사진행을 맡은 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켜보던 장애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배려’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 참가한 장애인들의 목소리다.

양산지역 장애인은 모두 1만2천여명. 양산 전체 인구의 4.6%에 해당하지만 장애인이 최소한의 권리, 인간답게 살 권리는 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적어도 주인공이 되어야 할 장애인에 의한,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축제에서조차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장애인은 대체 어디서 환영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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