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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음악 칼럼]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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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칼럼]가을여행

양산시민신문 기자 400호 입력 2011/10/18 14:08 수정 2011.10.18 01:50



 
↑↑ 김명광
효성음악학원 원장
ⓒ 양산시민신문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각 고을마다 음악제, 미술제, 도자기, 소싸움, 불꽃 등등.

이맘 때 쯤이면 어디든 떠나고 싶어져서 전주 한옥마을을 찾아 나섰다. 사람보다는 자연과 친하고 싶은 바람을 안고. 예외는 없다. 이곳도 축제가 한창이네.

‘이리 오너라 up go놀자!!’란 주제로 창극과 국악 위주로 하여 우리 음악을 세계인들에게 소개하고 다양한 나라의 음악을 연주하는 무대로 누구나 참여하고 느낌을 공유하는 <세계소리축제>가 이곳 전주에서 열렸다.
 
우거진 나무숲길이 일품인 경기전(조선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전각)을 산책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전동성당도 지나고 돌담이 아름다운 한옥마을 체험지에서 “날씨가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 란 글귀를 보고 전주사람의 여유에 배꼽 빠지게 한바탕 웃는다. 600년 된 은행나무 옆에서 잠시 나그네 되어 쉬어 가려는데 어디선가 심장을 뛰게 하는 울림이 들려온다. 호기심과 흥미가 가득차면 인생은 잔치라 했던가. 그럼 잔치 한판 벌려볼까. 흥분으로 발원지를 찾아 들어간 그 곳에서 우리의 소리를 만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그것도 단아하고 정갈한 사랑채에서.

1고수와 1창자의 공연. 이미 내 어깨는 들썩이고 어느새 손은 고수의 장구장단에 춤을 추고 있다. 두 연주자는 나의 선입견을 완전 깬 젊음에 놀랍고 저 나이에 깊은 한이 닮긴 소리를 담을 수 있을까에 또 놀란다. 살아 숨 쉬는 소리와 몸짓의 혼연일체. 이것이 바로 한국적 멋스러움, 근사함이 아닐까 싶다. 연주자의 기술적, 정서적으로의 합일과 조화야 말로 자연이다. 오래된 은행나무가 침묵하며 살아온 동안에도 이 음악들은 우리 삶을 깨웠을 것이고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대문호 세익스피어는 “마음 속에 음악이 없는 자의 정신은 밤처럼 우둔하고 감정은 저승의 암흑세계처럼 캄캄하다”고 했다. 이렇듯 음악은 묘한 힘을 지녔다. 좋은 음악을 듣다보면 누추한 삶에 빛을, 팍팍한 마음에 설렘을, 서걱거리던 가슴에 부드러움을 전한다.

음악이 주는 가장 큰 효과, 카타르시스 즉 감동정화. 우리가 음악을 듣고 느끼며 얻는 음악의 절대 필요성이 아닐까?

세계소리축제가 지향한 어느 장르의 음악이 아닌 세계적 음악을 누구나 공유하기 위해선 우리가 아이들에게 컴퓨터나 TV가 아닌 음악을 더 많이 들려주고 굳이 축제의 현장이 아니어도 음악을 체험하게 함은 어떨지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모든 것이 비틀거리고 꼬여 있는 이 세상에서 그렇지 않는 무엇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오늘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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