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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신기산성을 품고 길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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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산성을 품고 길을 나서다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1/10/18 14:39 수정 2011.10.18 02:23
양산의 걷기 좋은 길 신기산성 산책로




↑↑ 북정동 대동빌라트 아파트 뒤편 성락사 방향으로 올라가면 산책로 입구가 나온다.
ⓒ 양산시민신문

길은 여러 사람의 발길이 닿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반면, 사람들이 직접 걷기 좋은 길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성황산 정상에 위치한 신기산성은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이 찾은 우리 동네 ‘명물’이었다. 하지만 신기산성을 오르는 등산로는 다소 가파른 경사로가 포함돼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오르기에는 쉽지 않았다.

이에 시는 올해 5월부터 사업비 8천4백만원을 들여 신기산성 산책로 조성사업을 시작해 지난달 마무리했다. 신기산성 산책로는 주거지역과 바로 붙어 있는 데다 성황산 둘레에 비교적 평탄하게 조성돼 시민의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파른 경사로가 있어 꺼리던 지역 주민들도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산책로를 통해 북정동 고분군 등 우리 문화유적을 둘러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성황산 기존 등산로(검정색)와 새로 신설·정비된 신기산성 산책로(붉은색) 지도
ⓒ 양산시민신문


성황산 둘레 따라 펼쳐진 숲길
시작은 북정 대동빌라트 뒤편


성황산(해발 331m)은 고려 개국공신 김인훈을 사신으로 모신 성황사가 있어 붙은 지명이다. 올해 새로 조성된 신기산성 산책로는 성황산 둘레를 따라 2㎞가 이어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성황산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아 기존 등산로와는 다르게 비교적 완만하고 산책로 폭도 넓은 편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산책로의 시작 지점은 북정동 대동빌라트 107동 뒤편 성락사가 위치한 지점이다. 성락사 안내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면 산책로의 시작점이 보인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나무데크로 입구를 잘 닦아 놓았다. 나무데크를 지나 성황사를 끼고 올라가다보면 갈림길 위에 새로 세워진 신기산성 산책로 표지판이 보인다.

시는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기존 등산로 표지판 외에 2㎞에 걸쳐 안내 표지판을 추가로 5개 설치했다. ‘신기산성 산책로’라고 새겨진 표지판을 따라 한 걸음씩 옮기다 보면 숲길이 펼쳐진다.


 
ⓒ 양산시민신문 
또다른 시작은 신기 해강아파트 뒤편
입구 표지판 없어 아쉬움 남아


신기산성 산책로는 작은 계곡 위로도 지나간다. 계곡 위로는 ‘이주골다리’라는 이름의 모교가 설치돼 있어 쉽게 건너갈 수 있다.

북정동 외에 또다른 시작 지점은 신기동 해강아파트 104동 뒤편이다. 이 지점 역시 예전부터 성황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객들이 만나서 출발하던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하지만 처음 찾는 이는 입구를 찾는 데  헤맬 수도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산책로 입구안내 표지판이 없기 때문이다.

해강아파트 뒤편 역시 반대편 북정동 입구와 마찬가지로 기존 등산로 입구에 나무데크로 계단이 설치돼 있다. 기존에 주민들이 많이 오가던 흙길도 여전히 남아 있어 원하는 길을 선택해서 올라가면 된다.


북정동 고분군 신기산성 등
문화 유적 만날 수 있는 산책로


숲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지역의 향토문화재인 북정동 고분군을 만날 수 있다.

산책로 전체 2㎞ 가운데 북정동 고분군이 위치한 지점을 중심으로 580m 구간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조성 공사 범위에서 제외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북정동 고분군은 신라시대 무덤으로 1991년 토지개발공사에서 일대를 택지로 개발함에 따라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재발굴했다. 특히 대형 고분군 가운데 하나인 부부총은 피장자 부부와 순장자 인골, 부장품 등이 발견돼 관심을 받았다. 발굴된 유물은 금동관, 금제이식, 목걸이, 팔찌, 반지, 금동 신발, 토기 등이 출토됐으며, 이들은 현재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신기산성 산책로는 정상이 아닌 등산로 아래의 낮은 능선을 따라 조성하다보니 양산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없는 대신 북정동과 신기동 일대 건물들이 비교적 가깝게 보인다.

양산 전경을 보고 싶다면 산책로 길목에 설치된 표지판을 따라 성황산 정상(신기산성 정상)으로 가면 된다. 산책로보다 폭이 절반 가량 좁고 비교적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수십 분 걸어 올라가면 갈림길이 여러 군데 나온다. 성황산 정상과 성황사, 정자 등과 모두 이어져 있지만 초행길인 사람을 위한 안내 표지판 방향이나 안내 정보가 부정확해 아쉬움이 남는다.


신기산성 산책로 따라
향토 문화유적 따라


시는 시민들이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에 언제나 산책할 수 있도록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이번 신기산성 산책로를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도심과 역사유적지를 잇는 트레일을 조성해 북정동 고분군과 같은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원도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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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산성
성황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난 길로 내려가다 보면 양산신기리산성(梁山新基里山城)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 주위에서는 신기산성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유실되고 서너 군데에 남아있는 터라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신기산성은 신라시대에 축조된 산성으로, 성황산에 있어 성황산성이라고도 불린다.

신기산성은 각종 역사 자료에 소개돼 있기도 하다. 삼국사기에 463년 ‘왜인이 삽량성에 침입하였으나 이기지 못하고 돌아감에 왕이 그 연변(沿邊, 국경, 큰길 가, 강가 따위를 따라 있는 일대의 지방)에 두 성을 쌓았다’는 기록과 673년과 687년 ‘삽량주(현 양산)에 축성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처럼 신라는 낙동강 하구를 통해 침입해 오는 왜인을 막기 위해 삽량주에 여러 차례에 걸쳐 성을 축성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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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동 고분군
신라시대 고분군. 이 가운데 부부총은 고분군 동쪽 제일 높은 곳에서부터 10번째에 있는 대형분이며, 금조총은 부부총 남서쪽 사면 10m 거리 민묘 사이에 있는 소형분이다.
부부총은 일제시대에 일본이 정식으로 발굴ㆍ조사했으며, 1990년에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재조사했다. 동아대학교 박물관에 따르면 석실 내에는 부부가 함께 안치돼 있고, 입구 부근에 순장인골 3구가 매장돼 있다. 금동관과 금제팔찌와 옥제품, 금지환 등 출토 유물은 현재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금조총은 팔찌, 소도자 등 장식구가 있고 무기류를 부장하고 있지 않아 피장자는 여성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금조총에서 출토된 유물은 동아대학교 박물관에 있다.
이에 시는 올해 양산유물환수위원회를 창립하고 국내ㆍ외에 흩어진 양산지역 출토 유물의 환수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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