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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두바퀴로 달리는 녹색양산]계획서 맴도는 양산, 예산·인력..
기획/특집

[두바퀴로 달리는 녹색양산]계획서 맴도는 양산, 예산·인력 확보 필요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1/10/18 15:25 수정 2011.10.18 03:08
첫걸음 뗀 양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되려면




↑↑ 인구 28만명으로 양산시와 비슷한 규모인 순천시는 자전거도로는 물론 온누리 자전거제도와 자전거보험 등을 추진하며 자전거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온누리 자전거 대행진 모습.
ⓒ 양산시민신문

자전거가 녹색교통으로 주목 받으면서 지자체별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전거도로와 각종 시설물 등 인프라 구축은 물론 자전거보험, 공영자전거제도, 자전거교실 등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에 본지는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우수한 지역 사례를 바탕으로 양산의 자전거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① 양산 자전거도로의 실태와 문제점
② 전남 순천 : 원도심과 신도심 연결하는 생활형 자전거도로
③ 경남 창원 : 근로자 출·퇴근 목적으로 조성된 출·퇴근용 자전거도로
④ 충남 공주 : 유적 아우르는 레저형 자전거도로
⑤ 첫걸음 뗀 양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되려면

양산시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택지 개발을 하면서 만들어지면서 신도시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이후 자전거도로 관리나 활성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자전거는 주목받지 못했다. 이에 시는 올해 자전거도로망 구축계획을 설립하고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앞서 보도한 창원시와 순천시, 공주시의 사례를 통해 양산의 자전거도로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중심축인 양산천ㆍ국도35호선
제 역할 하려면 연결망 정비해야


 
↑↑ ➞ 창원시는 자전거도로망 구축ㆍ정비를 하면서 일반건널목에도 자전거건널목을 설치해 자전거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창원시 사례를 통해 양산시도 자전거도로의 연결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 양산시민신문 
창원시나 순천시, 공주시의 자전거도로는 공통적으로 하천이나 대로 등 도시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큰 축을 중심으로 자전거도로가 각 지역으로 망이 형성돼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양산시도 자전거도로의 중심축을 따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양산천 구간을 따라 위치하고 있는 어곡ㆍ산막 공단 등을 자전거도로로 연결할 수 있다. 또한 하천을 따라 양산 풍경을 즐기는 동시에 각 지역에 있는 지역 향토문화유적도 만날 수 있다.

양산천과 함께 도심을 가로지르는 국도35호선도 논의 대상에서 빠질 수 없다. 국도35호선을 중심으로 동쪽은 원도심이, 서쪽은 신도시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국도35호원이 축이 돼 원도심과 신도시 지역을 분리하면서 사실상 원도심은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국도35호선을 따라 원도심과 신도심을 자전거도로로 연결한다면 양산시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양산천과 국도35호선이 자전거도로 중심축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천은 영대교 일대에 자전거가 지나갈 수 있는 경사로가 마련돼 있지만 이 일대 구간을 제외하면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어곡공단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양산천을 거쳐 어곡천을 이용해야 하지만 현재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없다. 이는 호계천에 있는 산막공단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호계천 역시 양산천을 통해 산막공단 입구까지는 갈 수 있지만 연결망이 없어 공단으로 올라갈 통로가 없다.

이는 양산천 전체 구간에도 적용된다. 시에 따르면 2015년 남양산역 지점부터 통도사에 이르는 전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양산천 구간을 따라 지역 향토문화유적지나 주거단지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양산천 주변에는 통도사나 내원사뿐 아니라 효충사, 대원군척화비, 고분군 등 지역 주민으로부터 잊혀가는 문화유적도 산재해 있다.


올해 예산 1억 불과
우선순위 정해 추진해야


시가 발표한 ‘간선자전거도로망 구축 및 지선연결 업무보고’를 포함해 각종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추진할 경우 내년에만 2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 자전거 정책에 배분된 예산은 1억원에 불과했다. 한 해 만에 20배나 많은 예산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결국은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서 예산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관건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예산을 현재 계획대로 확보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자전거도로의 경우 새로 구축하기보다 기존의 자전거도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끊어진 구간이나 훼손된 구간을 정비해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다.

또한, 이와 함께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도 꾸준히 펼쳐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민자전거제도 대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북정ㆍ어곡공단, 신도시, 버스터미널, 물금역, 양산역 등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1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전거전담인력 양산은 0명
공무원 인력 확충해야


이처럼 자전거 정책에 투입하는 예산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정책이 수립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집행할 인력이 부족하다면 정책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창원시 자전거정책과 하승우 자전거정책담당은 “예산을 확보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것만큼 전담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양산시에는 현재 자전거를 전담하는 부서는 물론 전담인력도 없다. 대신 도로과 내 도로시설2담당 부서가 자전거도로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이 부서는 농어촌도로개설 업무 등을 함께 맡고 있어 자전거 업무 행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 정책을 전담할 공무원 인력 확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창원시 자전거 정책을 움직이는 전담 인력은 모두 18명이다. 자전거정책과 안에는 주요 자전거 정책을 개발하고 수립하는 자전거정책담당을 비롯해 자전거 이용시설물을 관리하는 자전거시설담당, 자전거교실과 관련 행사를 개발하고 추진하는 자전거문화담당, 세계자전거축전팀으로 나뉘어 창원시의 자전거정책의 전반을 모두 맡고 있다.  

총 인구 28만여명으로, 양산시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순천시도 마찬가지로 도로과 안에 녹색교통담당 부서를 두고 전담인력을 6명 배치해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인구 13만여명의 공주시 역시 교통과 안에 자전거정책담당 부서를 두고 전담인력 3명이 자전거 관련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양산 출근길 자전거 타고 달려보니/
“자전거 이용 여건 여전히 열악하다”

↑↑ 심문보 씨가 자전거로 출근하다가 턱에 걸려 자전거를 들고 옮기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교동에서 어곡공단으로 4년째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심문보(51, 교동) 씨. 집에서 출발해 10~15분만 타면 출근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평탄치가 않다. 자전거 탈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심 씨는 양산천 대신 지방도1022호선 등 차도로 출·퇴근한다. 자전거 타기가 비교적 수월한 양산천 구간이 있음에도 차도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묻자 “양산천으로 가면 회사로 올라갈 방법이 없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현재 물금 방면에는 양산천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로가 있다. 하지만 양산천을 타더라도 공단에서는 도로로 다시 올라올 방법이 없다. 즉, 양산천이 중심축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으로 통하는 연결망이 없는 셈이다.

차도로 가야하니 역주행은 기본이다. 회사 동료인 심 씨 역시 교동에서 출발해 춘추공원을 지나 공단 초입에 들어서자 인도조차 없는 데다 1~2m 남짓 떨어져서 역주행하는 심 씨 모습이 아슬아슬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수십여m 가다보니 인도와 자전거 마크가 희미하게 그려진 자전거도로가 이어졌지만 이 역시 걸림돌이다. 턱이 높아 자전거를 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자전거 한 대도 겨우 지나가는 자전거도로 위에 전봇대가 세워져 있어 이리저리 피해가야 했다. 

황선식(50, 동면) 씨 역시 5년째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황 씨는 “동면 극동아파트에서 출발해 국도35호선을 거쳐 영대교로 오기까지 종합운동장 앞 구간을 제외하고는 자전거도로 자체가 없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또한 “가로수가 심어져 있거나 턱이 높은 경우가 있어 이런 부분만 해소하더라도 불편함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씨가 출근하는 회사에만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이 10명이 넘는다. 짧게는 1년, 길게는 4~5년 이상 자전거를 탄 이들은 동면, 범어, 교동, 신도시 등에서 출발하다보니 신도시 택지, 원도심, 양산천 등 시내 주요 도로를 이용하며 자전거도로의 개선 방향을 내놓았다. 기존의 자전거도로만이라도 우선 정비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계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턱을 낮추고 폭을 개선하는 등 이용시설 정비도 함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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