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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한국, 한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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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한국, 한국문화

양산시민신문 기자 402호 입력 2011/11/01 10:31 수정 2011.11.01 10:10




 
↑↑ 정성식
영산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 양산시민신문 
동북아시아에 자리 잡은 한국은 지형적으로 볼 때 그렇게 크지 않은 나라다. 하지만 반만년이라는 기나 긴 역사를 통해 한민족은 고유한 문화를 기반으로 이웃 나라들의 문화들과 상호 소통하고 융합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예전에는 동양과 서양의 교류가 그리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동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교류가 그렇게 활발한 것도 아니었으므로, 지역성과 폐쇄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서가 활짝 열리고 고금이 만나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날 문화 창조의 주역들은 새 시대를 맞아 수많은 문화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하여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전통적으로 형성되어 온 민족문화의 특성을 살리면서 현대문화를 수용하고 섭취하여 어떻게 새로운 한국문화를 형성하며 나아가야 할 것인가?


정신적 가치의 재조명 필요하다


많은 사회전문가가 지적하듯이 현대사회의 진행방향은 국제화와 정보화, 그리고 과학화에 있는 만큼 모든 것이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에 의해 처리되게 마련인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능률의 극대화와 조직의 합리화를 기하려는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제도의 개혁과 아울러 가치관 내지 의식구조의 변혁을 동시에 요구하게 마련이다. 이처럼 ‘제도의 개혁’과 ‘의식구조의 변혁’이 균형 있게 발전함이 바람직스러운 것임에도 그것이 원만한 균형을 이루고 있지 못한 것이 오늘날 당면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

21세기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오랜 역사를 통해 이룩하고 집적해 온 정신적 자산을 통찰하고 재조명함으로써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미래의 지표를 재조명할 필요성이 점차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서구의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인간의 사회화가 아니라 사회의 인간화 측면으로 인간성 회복의 문제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어떻게 하여 사회발전과 인간의 위치를 동시에 확보하여 양 차원을 모순 없이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중요한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현대사회의 근본문제와 그 한계를 인식하고, 전통사상이 가지는 현대적ㆍ긍정적 가치의 측면을 재인식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태극기가 상징하는 홍익인간


한민족은 오랜 문화적 전통을 지니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문화형성에서 남 못지않은 훌륭한 소질을 보여 왔거니와, 창의성을 발휘하여 다른 나라에까지 영향을 주는 일이 적지 않았다. 오랜 기간 외래문화를 섭취하여 우리의 것으로 체질화하는 등 다양한 문화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자국의 훌륭한 문화사를 지닌다는 것은 그 나라와 그 민족에게 빛나는 영광과 커다란 행복이다.

문화의 창조와 인류의 평화를 상징하는 우리나라의 태극기는 우리 대한민국이 희구하는 좌표인 동시에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국시(國是)를 표현한 것이다. 국기는 민족을 상징하는 신성한 표지다. 우리나라 태극기의 바탕이 흰빛으로 되어 있는 것은 순일무잡(純一無雜)한 한민족의 동질성과 결백성을 상징한 것이며, 평화를 애호하는 정신이 우리 민족의 기질과 이상임을 드러내 보인 것이라 하겠다.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소통


우리나라는 매우 이른 시기에 유교(儒敎), 불교(佛敎), 도교(道敎) 비롯하여 중국을 통해 고급문화를 수용하였고, 근대 이후로는 서구문화와의 접촉을 통해 한국화를 진행 중에 있다. 동양의 대표적 문화인 유교, 불교, 도교는 어느 시대이든 기능하지 않은 때가 없었겠으나, 고대에는 불교, 중세에는 도교, 그리고 근세에는 유교가 번갈아가며 사상적 주류를 형성하였음은 매우 흥미롭게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근대 민족종교와 사상들 대개가 유교, 불교, 도교를 융합하거나, 어느 하나에 머무르지 않고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여 주는 점에서 시사성이 있다고 하겠다. 과연 한국의 문화는 시대마다 다분히 그 기반으로서 유교, 불교, 도교의 문화를 빠트릴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도 한국문화사의 탐색에 있어서 유교, 불교, 도교문화가 오늘날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의미와 중요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접하게 되었다. 한국문화가 어떻게 자기의 주체성을 가지고, 고유한 전통문화를 배경으로 각종의 서양문화를 소화 흡수하여 새로운 소통문화를 탄생시킬 수 있겠는가는 우리의 당면한 과제라 하겠다.


동서고금을 넘는 융합적 조화


오늘날은 학문이 매우 세분화되고 분야별로 전문화되어 있다. 따라서 학문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고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동서와 고금을 만나게 하고 융합적인 조화를 도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미 이 시대는 우리에게 그러한 과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 민족에게는 불가피하게 요청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규모의 대소는 있을지언정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 창조를 지향했음은 항시 있어 온 바라 하겠다. 그 과정에서 어느 특수한 풍습이나 문화체계를 일방적으로 고집하거나 우열을 비교하기보다는 그것들이 참된 의미에서의 성숙한 인간상의 정립과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을 위하여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와 오늘날 민족의 역량을 활성화하여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가 각기 깊어지면서도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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