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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나이 예순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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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나이 예순이 되면

양산시민신문 기자 402호 입력 2011/11/01 10:35 수정 2011.11.01 10:13




 
↑↑ 서정홍
농부시인
본지 객원칼럼니스트
ⓒ 양산시민신문 
새벽에 일어나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오전엔 세상 걱정 모두 내려놓고 땀 흘리며 나무를 심고 밭을 가꾸리라. 오후엔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닦고, 해가 지면 아이들을 만나 슬기로운 옛이야기 들려주고, 함께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리라. 짬을 내어 젊은이들과 어울려 지난날을 거울삼아 앞날을 이야기하고, 마음 나눌 벗을 만나 술 한잔 나누리라.


틈만 나면 맨발로 흙을 밟으며, 나무를 끌어안아보고, 나무에 기대어 낮잠도 자리라. 키 작은 들꽃과 이른 아침부터 잠을 깨우는 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가만히 하늘을 보리라.  


두 번 다시는 허둥거리며 살지 않으리라. 무슨 일을 하든, 누굴 만나든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으리라. 외로움에 지친 이들에게 자주 편지를 쓰고 좋은 책을 선물하리라. 살다 보면 어찌 눈물 마를 날이 있으랴마는, 그 눈물로 메마른 세상을 흠뻑 적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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