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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독재자들의 최후의 순간..
오피니언

[빛과 소금]독재자들의 최후의 순간

양산시민신문 기자 402호 입력 2011/11/01 10:45 수정 2011.11.01 10:23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양산시민신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69) 국가원수가 지난달 20일 그의 고향 시르테에서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위엄은 온데간데없이 마지막에는 살려 달라고 목숨을 구걸했다고 한다.

독재자 카다피의 최후가 그 어느 독재자들보다 처참했던 것은 42년간 억눌려 살아온 시민들의 깊은 ‘한’ 때문이었다.

세계 최장의 철권통치도 올 초부터 들불처럼 번진 ‘재스민혁명’에 덧없이 쓰러졌다. 23년 동안 독재정치에 시달리던 튀니지에서 지난 1월 시작된 재스민혁명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면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아랍의 봄’을 불러왔다. 철옹성 같던 아랍의 독재정권도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카다피의 말로는 체포 직후 피살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22년간 루마니아를 철권통치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1989년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시도하다 평소 불만을 품고 있던 군이 차우셰스쿠를 향해 총을 겨누는 상황을 맞이했다. 북한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힌 그는 군사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부부가 함께 160여발의 총탄에 쓰러졌다.

특히 카다피의 최후의 모습과 많이 닮았던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2003년 고향인 티르리트의 토굴에서 미군에 생포된 뒤 3년 만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는 1945년 애인과 스위스로 탈출하다 잡혀 함께 총살당했다.

무솔리니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었다. 둘의 시신은 밀라노에 보내져 시민들 발아래 짓밟힌 후 로레타 광장에 거꾸로 매달렸다. 히틀러 전 독일 총통은 1945년 4월 소련군 진군 소식을 들은 뒤 애인과 함께 동반 자살했다.

이처럼 독재자들의 최후는 늘 비참했다. 현재 남아있는 장기 집권 독재자들을 살펴보면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있다. 그리고 김일성 주석에 이어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김정일은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권력 승계를 준비하면서 3대째 세습 독재 통치 과정을 밟고 있다.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 시사 잡지 뉴스위크 등에서 편집장을 지낸 미국 언론인 윌리엄 돕슨은 “카다피의 죽음으로 북한 김정일 왕조가 과거식 전체주의의 마지막 보루로 남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지적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인가? 초록동색(草綠同色)인가? 나이가 같아서인가? 카다피와 절친 했다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독재자의 말로를 지켜보면서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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