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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자전거를 좋아하는 김성태(25, 강원 영월) 씨의 꿈은 자전거 빌더다. 평소 만들기를 좋아하는 데다 자전거를 좋아하게 되면서 자전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양산에 있는 자전거 공방 ‘영싸이클(Youngcycle)’.
김 씨는 지난 8월 한 달을 꼬박 양산에서 보냈다. 영싸이클 유영순 대표(65, 북정동)와 함께 직접 자전거 뼈대인 프레임을 제작했다. 영싸이클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김 씨는 내년에 강원도 영월에서 자전거 커스텀 공방을 창업할 계획이다.
개인에 최적화된 프레임 자체 제작
북정동에 있는 ‘영싸이클’은 자전거 커스텀 공방이다. ‘커스텀’은 맞춤형이라는 의미로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말하는 용어다. 영싸이클은 주문자가 원하는 자전거 프레임을 직접 제작하는 공방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로드, 트랙, MTB, 미니벨로, 어린이용 등 5종이 생산된다. 주문자가 원하는 프레임 형태는 물론 자전거 이용 목적, 주문자의 신체 사이즈, 자전거 운전 경력, 자전거를 운전하는 습관 등을 모두 고려해 만든다.
유 대표는 주문자가 제공한 다양한 커스텀 드로잉 정보를 토대로 1차 도면을 완성한 다음 주문자와 2차 논의에 들어간다. 이같은 주문이나 논의 과정은 주로 이메일이나 전화상으로 이루어진다. 대부분 고객들이 양산 외 지역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프레임 재도색이나 수리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유 대표는 “커스텀 드로잉 정보를 수집하는 것부터 도색 등을 거쳐 프레임을 완성하는 데까지 짧게는 3일 만에 끝나기도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상황에 따라 작업 기간은 다소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프레임 제작 경력 42년
유 대표가 자전거 프레임 제작에 몸담은 지 올해로 42년째다. 유 대표는 삼천리자전거 차체반에서 근무하면서 프레임 용접분야에서 실력을 키워왔다. 그러다 1997년 IMF를 즈음해 자전거 생산 방식이 해외 주문자상표방식생산(OEM)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명예퇴직을 하게 됐고, 지금의 영싸이클을 창업했다.
또한, 1999년에는 삼천리자전거 브랜드 ‘첼로’ OEM 생산을 중단했다. OEM 생산은 커스텀 공방이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유 대표는 독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그 결과 2003년 영싸이클의 독자적인 브랜드 카약(KATAK Korea Ace Youngcycle Art Kollege)을 개발해 대한민국 최초의 커스텀 바이크로 특허청에 등록했다. 같은 해, 유 대표의 지그재그 제작방식도 특허청에 등록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아트프레임 개발에 들어갔다. 커스텀 공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양화가 변미숙 작가 등을 영입해 밋밋했던 자전거 프레임에 회화를 접목해 예술성을 높였다.
커스텀 공방 역사 지키려 노력
유 대표는 “자전거는 대중화되고 있지만 현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전거는 모두 OEM인 데다가 국내에서 자전거 커스텀 공방은 많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래서 2005년 유 대표가 고안한 것이 주문자가 본인의 자전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DIY(Do it yourself)다.
영싸이클에서 유 대표와 함께 프레임 설계부터 용접, 도색까지 한 달이면 배울 수 있다. 이 강좌는 자신의 자전거를 직접 제작하길 원하는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자전거 커스텀 공방을 꿈꾸는 예비빌더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다.
자전거 프레임 빌더인 유 대표가 양산의 자전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
유 대표는 “자전거가 대중화되는 만큼 고장난 채로 방치돼 있는 자전거도 눈에 늘어난다”며 “이러한 자전거들은 수리만 깨끗이 하면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