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2011년 11월의 젊은 태양들에게..
오피니언

[화요살롱]2011년 11월의 젊은 태양들에게

양산시민신문 기자 404호 입력 2011/11/15 10:52 수정 2011.11.15 10:27




 
↑↑ 한순희
영산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2011년 11월 10일, 매년 그러하듯 등교와 출근 시간이 조정되었고 약 10시간의 긴긴 2012년 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었다. 하루 종일 언론은 수능 합동 브리핑을 시작으로 오후 내내 시험장 주위 분위기를 짧은 뉴스로 전하였고 시험이 끝나는 오후 늦은 시간부터는 수능풀이와 EBS 출제 일치도 정도를 방송했다. 수능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곳에선 수험표를 제시하면 영화, 음식뿐만 아니라 성형 수술비를 할인해 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이 터졌다.

이렇게 수능 당일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자신의 과거 그날을 추억하며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의 교육열을 다시 실감하며 보냈을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교육정책 비전 연설에서 자국의 학생들이 한국의 학생들보다 매년 한 달 정도 학교에서 덜 보내고 있다고 미국의 교육 현실을 비판한 적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한국 학생들의 사교육 학습량이다. 통계에 따르면 부모의 경제여건에 따라 8배의 사교육비가 차이가 나고 사교육 시간과 학업성적의 상관계수가 1위인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이다.


학생 행복지수는 하위권인 한국


하지만 한국인조차 잘 알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 하나 더 있다. OECD 국가 중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하위권 나라도 한국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행복은 차치해 두더라도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보고에서 6위인 미국이 24위인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부러워하는 것도 의아하다. 물론 국가경쟁력 산출의 지표가 교육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세계경제포럼에서 국가경쟁력 5위인 독일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자.

독일은 OECD 주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순위 중하위권이고 한국의 또래 학생들과 비교도 안 될 낮은 학습량을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심지어 구구단 계산법을 가르치지 않는 나라다. 학생들에게 더디더라도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는 것을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선행학습은 다른 아이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빼앗고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엄청난 짓이라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자전거면허증과 수영인명구조 자격증을 학생들에게 필수로 취득하게 하는데 지식만큼 중요한 것은 안전과 여가라 여기는 것이 독일의 교육목표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목표는 삶의 행복 추구


독일의 교육의 핵심은 하나의 뛰어난 사고보다 여럿의 깊이 있는 사고를 우선시하는데 이러한 교육방침은 오래전 선진학습법의 수출국이었지만 전쟁과 우월주의라는 뼈아픈 역사의 반성과 성찰에서 기인한 것이다. 독일은 독일이고 한국은 한국이다. 독일의 교육방식이 부럽다 하여 이를 한국의 교육 모델로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은 문화이기 때문에 독일의 역사, 경제, 정치, 사회가 한국의 그것과 같지 않고 독일과 민족성, 정체성도 같지 않은 한국에서 독일의 교육만은 퍼즐 맞추듯이 한 조각 가지고 와 우리의 교육에 억지로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 독일인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인 것으로 바라는 것은 같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행복한 삶을 누구나가 살기 원한다는 것이다.


고등교육으로 신분상승 가능한가


우리나라는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과거 반상의 제도가 확실한 사회에서 교육은 특별한 신분의 사람만이 누를 수 있는 특권 같은 것이었지만 지금은 초중등 의무교육이고 약 80% 이상의 고등학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한국의 교육은 자율과 색다른 길을 찾도록 학생들을 독려하기보다는 내신과 수능의 등급이 높을수록 미래는 장밋빛일 것이라고 최면을 걸고 있다. 학생들은 그 명확하지 않은 장밋빛만을 바라보며 지식노동을 하고 있다. 집필자 또한 교육을 통한 출세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뿐일까? 장밋빛 그 이후엔 무엇이 있지? 한국에선 양질의 고등교육을 받으면서 인간의 행복한 삶도 함께할 수는 없는 것일까? 명확하지 않은 장밋빛만이 바라보며 교육받는 것이 아닌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교육이라는 단어를 바라볼 때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도구, 핵심키워드로 볼 수는 없을까?


진정한 출세의 의미 알아야


수능을 마치고 이젠 뭐할지, 내 미래는 어떻게 될지 고민하는 젊은이들과 출세가도 프로그램을 잘 따라왔지만 지금 내가 어디 서 있는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을 하고 살다가 자신의 영향력을 남들이 인정하고 좋아하고 동의할 때 그때 당신은 진정한 출세를 한 것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모두 잘 알고 있는 안철수 교수는 단지 학력, 재력, 성공한 CEO라는 이유만으로 청년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선정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사회에서 작용하고 있는 출세의 핵심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가 뚜렷하고 그의 영향력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그의 삶의 행적이 얼마나 선한 지이다.

올 한해 수능시험을 수험생과 함께 준비해온 고등학교 선생님과 학부모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수험생에게 그대들은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희망덩어리이며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사랑스러운 젊은 태양들임을 잊지 말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