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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둘째가 조금씩 커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온 집안을 뒤덮고(?) 있던 딸랑이며, 우유병 같은 육아 용품들이 하나둘씩 그 모습을 감추기 시작하더니, 둘째가 5살이 되면서부터는 제 오빠 때부터 손때 묻은 그림 동화며, 바퀴 고장 난 보행기까지 모조리 와이프의 서슬퍼런 집안 정리 정책에 모조리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두터운 포대기에 싸여 쌔근쌔근 자고 있던 둘째의 모습은 아주 오래된 포스팅 속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아주 먼지 쌓인 오래전 기억이 되어 버리고 말았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다시 불기 시작한 ‘둘째의 동생 타령’은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는 아빠, 엄마에게는 아주 성가시거나, 어떤 때는 다소 곤혹스럽기까지 한 둘째의 요구사항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빠, 나도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
음… 그건 엄마가 허락을 해야지. 엄마가 절대 안 된대.
이런… 울면서 부탁을 해야지.
동생에 대한 둘째의 간절함에 결국 저희 집에서도 셋째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마트에서 그렇게 갖고 싶었던 동생은 와이프의 인터넷 검색으로 정확하게 삼 일 만에 집으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집 앞 이마트에서 온가족이 장을 보고 있을 때였는데요, 아무리 애원해도 꼼짝도 하지 않는 아빠, 엄마 옆에서 둘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똘똘이’라 이름 붙여진 작은 아기 인형이었습니다.
어디서 본 적이 있었을까요? 둘째는 똘똘이를 당장 아기띠로 감싸기 시작했는데요. 오랜 여행에 지친 똘똘이에게 우유를 한 모금 먹이더니, 그렇게 즐거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침대에서 먹이고, 무릎 위에서 먹이고. 둘째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표정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얼굴에 파우더까지 발라주고는 침대에 조심스레 눕혔는데요. 똘똘이가 진짜 아기였다면, 둘째가 하도 크게 웃어서 절대 잠을 잘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잠도 한 5분 정도만 재우더니 다시 품에 안고는 그렇게 즐거워할 수가 없었는데요.
이제, 똘똘이는 둘째에게 등장과 동시에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똘똘이는 둘째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 하루 열다섯 끼 정도는 거뜬히 소화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요, 요즘은 인터넷이라는 것이 둘째의 동생 요구까지 거뜬히 해결을 해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