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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합창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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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합창단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405호 입력 2011/11/22 10:10 수정 2011.11.22 09:44
■ 물금고등학교 ‘사운드 오브 물금’ 합창단

고교생의 ‘노래하는 쉼터’가 되자며 올해 창단

창단 6개월 만에 전국대회서 수상, 실력 인정



ⓒ 양산시민신문


15일 오후 1시 물금고등학교 음악실. 미사곡 ‘키리에’의 선율이 문틈 사이로 흘러나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40여명의 학생들이 노래연습에 한창이다. 소름 돋는 가창력도, 귀를 흘리는 기교도 없었다. 분명 아마추어 합창단이었다. 하지만 노래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떤 프로보다도 진지했다.

‘사운드 오브 물금’ 물금고 합창단 이름이다. 물금지역을 대표하는 소리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친 물금고 합창단은 지난 4월 창단했다. 합창부문에서 대단한 실력자로 소문난 김지현 교사가 물금고로 부임하면서 합창단 창단에 급물살을 탔다.

김 교사는 “학업과 입시에 찌들어 있는 학생들에게 음악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죠. 아이들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었나 봐요. 합창단 모집에 130명이 지원해 오디션 현장도 열기가 뜨거웠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50명의 정예 단원을 뽑아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그리고 첫 무대. 인근 학교인 범어고 개교식에서 한 달 동안 연습한 실력을 선보였다. 많이 부족한 듯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하지만 대회에 출전하면서 부족한 실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단장을 맡고 있는 김아름 학생은 “7월에 경남종합학예대회에 출전했는데, 대회 경험이 없었던 터라 너무 긴장해 음정, 박자, 화음 모두 다 엉망이었죠. 무대를 내려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창피함에 도망치듯 버스를 타고 양산으로 내려왔어요. 그때부터였어요.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연습을 시작한 것이…. 정말 열심히 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습은 하루에 두 번. 점심시간에 짬을 내 30분, 방과 후 30분, 하루도 연습을 빼먹지 않았다.

연습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짬을 내 하는 연습은 어떤 학생들에게는 부담이었다. 꾀부리는 학생이 생기더니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남아있는 학생들은 합창연습이 쉬는 시간이었고, 휴식 시간이었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부른 노래가 진짜 하모니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 10월 28일 양산청소년합창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두 번째 대회무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실력을 선보인 것이다. 혜성같이 등장한 물금고 ‘사운드 오브 물금’ 합창단에 찬사가 쏟아졌다.

그 여세를 몰아 전국대회까지 나섰다. 부천전국청소년합창대회에 출전해 결과는 장려상. 대회 5위에 해당하는 큰 상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김 교사는 “부천대회 출전은 정말 전국대회 출전경험을 쌓아보자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우리 연주여행 떠나자’고 말했죠. 전국 대회를 구경해 보고 맛있는 지역 음식도 먹고 모처럼 여행가는 기분으로 떠났던 거였죠. 전국에 실력있는 중ㆍ고ㆍ대학생 합창단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대회라 기대를 안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러워요”며 흐믓해했다. 기쁨과 놀라움은 학생들도 마찬가지. 결과 발표에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파트장을 맡은 김현정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한 합창을 통해 꿈을 이룬 것 같다고 감격하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이제 모두가 음악에 진지해졌어요. 학교를 대표하고 물금을 대표하고 나아가 양산을 대표하는 합창단의 단원이 되겠다는 포부가 대단해요. ‘사운드 오브 물금’ 합창단 많이 지켜봐 주세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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