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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비가트 : 뭄바이의 현대식 빌딩 뒤의 빨래를 주업으로 하는 하층민들의 생활공간, 중앙에 공동빨래터, 주변에 거주공간이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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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운용 한국외대 인도어과 한국외대 지역대학원 정치학 석사 인도 첸나이무역관 관장 한국인도학회 부회장(현) 영산대 인도연구소장(현) 영산대 인도비즈니스학과장(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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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남북한을 합한 면적의 15배 크기다. 국토가 큰 만큼 기후도 다양하다. 북쪽 히말라야 일대의 고산지대 기후, 서부 라자스탄 일대의 사막기후, 북중부의 건조한 혹서지역, 남서부의 열대우림기후, 한여름에도 난로를 피우고 자야하는 남부 데칸고원지대 등 여러 기후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이 북쪽을 병풍처럼 막아주고 있는 북인도는 갠지스강을 따라 힌두스탄 대평원이 펼쳐져 있다. 수도인 델리로 부터 타즈마할이 있는 아그라, 남녀의 성행위를 묘사한 조각들로 유명한 카주라호, 허황옥의 출신지 아요디아, 보드가야 등 불교 4대성지, 힌두교 성지 바라나시, 콜카타(구 캘커타) 등이 가볼만 한 북중부 지역의 여행지이다.
북위 27도의 수도 델리는 3월부터 6월이 여름이다. 타이뻬이보다 위도가 약간 높은데도 불구하고 처음 인도에 온 사람들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한 낮 최고 기온이 50℃를 넘길 때도 있다. 한마디로 살인적인 더위다. 밤에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 체력이 약한 하층민들 중에는 더위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 이 기간은 비가 오지 않아 매우 건조하며 4, 5월에는 라자스탄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희뿌연 모래안개가 온 도시를 뒤덮기도 한다.
인도인들이 꿈에도 그리는 몬순은 북인도는 7월에 시작하여 9월경까지 지속된다. 기온을 38℃ 정도 까지 끌어내려 숨통을 터주기는 하나 습기가 많아 불쾌지수는 더욱 높다. 9, 10월은 다시 건조한 여름, 온도는 35~38℃ 사이다. 11월부터는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와 비슷하나 델리 지역은 매연이 심해진다. 이 기간에 델리를 방문한 사람들은 매연 때문에 눈을 못 뜰 지경이라고 한다. 요즘은 인도 정부의 배기가스 단속으로 공기가 상당히 깨끗해졌다.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는 안개가 많이 끼는데, 심할 때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도 앞을 분간할 수 없어 운전을 못하기도 한다. 특히 비행기 결항이 잦아 여행 일정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12월 말은 최저 3℃까지 내려간다. 이때는 추위 때문에 얼어 죽는 사람이 생긴다.
인도에 주재하면서 여행 다니기는 다른 나라와 달리 쉽지가 않다. 어디를 가든 차로 서너 시간은 기본적으로 가야 한다. 거리도 멀지만 도로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며칠씩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정말 지겹다.
델리에서는 3박4일 코스로 북인도 여행의 골든트라이앵글을 다녀올 수 있다. 델리, 아그라, 자이뿌르를 연결하는 삼각코스다. 델리에서 인디아게이트, 레드 포트(랄 낄라)를 구경한다. 뉴델리 남쪽으로 가면 14세기 초에 지어진 꾸땁미나르라는 탑과 궁전들이 있다. 72.5m 높이의 이 탑은 노예 신분으로서 왕이 되었던 꾸툽우딘아이박 왕이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하였다. 9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이곳에는 찬들라버만 왕이 설치한 쇠로 만든 기둥이 있는데 1500년이 넘었는데도 녹이 슬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에 델리에서 남동쪽으로 170km 떨어진 아그라로 간다. 차로 4시간은 족히 걸린다. 이곳에는 아그라 성과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타즈마할이 있다. 샤자한 왕이 사랑하는 왕비 뭄타즈가 14번째 아이를 낳다가 죽게 되자 이를 애도하여 1630년부터 1648년까지 지은 무덤이다. 남편의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의 표시로는 세계 최고라고 할만하다. 근처에 버드생츄어리와 유령의 도시라는 파테푸르시크리를 구경하고 숙박을 한다.
다음날 일찍 핑크빛 도시 자이뿌르(핑크시티)에 간다. 차에다 과일 등 먹을 것과 미네랄워터를 충분히 가지고 다녀야 한다. 몇 시간 동안 물건을 살 가게하나 만나지 못하는 구간도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 도착하므로 호텔에서 하루 쉰 후 하와마할, 앰버성, 자이가르 등을 구경하면 저녁이 된다.
저녁에 델리 방향으로 출발한다. 몇 시간 가면 사리스카라는 동물보호구역이 있다. 그곳에서 1박 후 새벽에 지프를 타고 호랑이를 보러 정글로 간다. 점심식사 후 출발하면 저녁 늦게 델리에 돌아올 수 있다. 일정이 빡빡하므로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델리 사람들이 여름에 피서 가는 북쪽의 무수리, 심라도 가볼 만하다.
중서부 사막지대 라자스탄 주의 우다이뿌르에는 호수 한가운데에 호텔이 있다. 007영화를 찍어서 유명한 곳인데 몇 달 전에도 예약하기 힘들다. 필자도 결국 호수 주변의 왕궁에서 숙박할 수밖에 없었다.
뭄바이에서 가까운 아잔타 엘로라 석굴
중서부 해안의 인도 최대 항구도시 뭄바이(구 봄베이)는 북위 19℃에 위치해 있다. 4, 5월 여름에는 최고 38℃, 12월, 1월에는 최저 18℃ 정도다. 6~8월은 몬순 시기로 비가 많이 온다. 시내 중심지는 단전되는 경우가 드물어 외국 주재원들이 살기에는 인도 어느 도시보다 좋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도시 주변은 하층 무슬림들이 모여 사는 슬럼가가 많아 위험하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인도로 밀입국하여 몰려 사는 빈민가가 뭄바이 주변에 많다.
인도에서 단 하나의 유적지만 추천하라고 하면 필자는 아잔타-엘로라 석굴을 추천할 것이다. 뭄바이에서 가까운 오랑가바드에 있다. 아잔타는 27개의 석굴로, 엘로라는 34개의 석굴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서 하루에 두 곳을 다 보기는 어렵다. 몇 백 년에 걸쳐 암벽을 파들어 가면서 기둥·석탑·부처·침대 등을 남겼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생활한 것이다.
아잔타 석굴은 B.C. 2세기부터 A.D. 7세기까지, 엘로라 석굴은 A.D. 5세기부터 10세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만들어졌다. 아잔타는 불교 위주인데 반해, 엘로라는 초기에는 불교에서 후기로 가면서 힌두와 자이나교 위주로 변해갔다. 아잔타는 벽화로 유명한데 반하여 엘로라는 석굴의 규모로 압도한다. 엘로라의 16번 켈라쉬 석굴은 돌벽을 파고 들어간 넓이가 84m×47m로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경주의 석굴암을 세게 최고라고 배운 우리는 아잔타, 엘로라 석굴의 규모나 화려함 앞에서는 입이 딱 벌어진다.
아잔타 1번 석굴에서 본 부처님 벽화는 왼쪽에서 보면 왼쪽 어깨를 올리며 왼쪽을 바라보다가, 오른쪽에서 보면 오른쪽 어깨를 올리고 시선이 오른쪽으로 향한다. 눈의 착각이겠지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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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포트 안에 디완-이-암 이라는 궁전 한가운데에 왕이 높은 곳에 앉아 신하와 일반인들을 알현하는 장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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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마할, 우리말로 ‘바람의 궁전’인데 자이뿌루 시내 한복판에 있다. 궁전의 여자들이 베란다 창을 통해 일반인들의 삶을 내다볼 수 있도록 지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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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팰리스, 우다이뿌르 호숫가의 시티 팰리스에서 바라본 모습, 007 영화 촬영장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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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잔타 석굴 전경, 1번 굴부터 17번 굴까지만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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