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내 발걸음.
세월 또한 나의 生을 이렇게 한해 두해 밟고 가겠지.
유난히도 가을 낙엽 아름다운 경주 보문단지.
거의 每年 보건만은 오늘은 더욱 선명하게 눈부시다.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오늘따라 어제 요양병원봉사 다녀온 뒤라
허무한 마음 가누기 힘드네.
코, 목에 호스 꽂고 손도 마음대로 쓸 수 없어 밥술 뜨기도 힘들고
걸음도 내 마음대로 걸을 수 없어 옆 동료의 침대 아래 놓인 신발 두 짝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저 신을 신고 화장실이나마 한 번 다녀와 보고
죽었으면 원이 없겠다고......
못 걸어 본 지 10年 죽고 싶어 몇 번이고 죽을 연습도 해 봤다며
눈에 눈물 고인 채 말벗 못 찾아 참고 있다가 하소연하는
그 애절한 목소리, 그 모습이 눈에 선하네.
저 손으로 자식 키울 때 울면 눈물 닦아 주고 마음 아프면
사랑으로 품어주고 가슴으로 안아주던 그 시절 그 자식들...
오랜 병상 生活로 병든 부모 간호하고 지켜옴이 지쳐 가는지
처음엔 자주 찾던 발걸음 이젠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닷 세되고
열흘, 보름, 한 달로 늘어가기만 한다네.
누굴 탓하고 원망하리. 이게 내 운명이고 팔자인걸....
봉사랍시고 아직은 성한 몸으로 움직이며 닦아가는 우릴
멍한 눈으로 물끄러미 보기도 하고 부러운 눈으로 보기도하네.
그래 내가 이 나이에 아직까지 이만큼이라도 남의 손 빌리지 않고
내 스스로 사방팔방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는 것
다시 한 번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해야지.
한 치 앞을 모르는 우리네 人生!
앞일을 모르는 우리!
병상에 누워 있는 그들이 곧 다가오는 내 모습인걸...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