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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자살은 살자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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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자살은 살자는 몸부림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406호 입력 2011/11/29 12:46 수정 2011.11.29 12:18




 
↑↑ 우정원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 양산시민신문 
‘요즘 아이들이 왜 이렇게 자살을 많이 하는지, 청소년들이 너무 약해지고 비겁해진 거 같아’라는 얘기에 순간 말문이 막히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어진다.

주변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다. ‘자살은 비겁한 선택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충동적이다’, ‘자살은 예방할 수 없다’, ‘자살하는 사람은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 등이다. 어떤 사람이 책상 위에 ‘내가 저 다리에 갈 때까지 누군가 1명이라도 나에게 웃음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자살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다리를 향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자살하였다. 이런 경우 그는 충동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비겁한 선택을 한 것일까?


Q. 우리 아이가 죽고 싶다고 자꾸 이야기한다. 무슨 말만 하면 말끝에 ‘죽고 싶다’, ‘확 죽어 버릴 거다’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아주 위험한 줄 알고 오냐오냐했는데 자꾸 듣다 보니 그 얘기로 엄마를 이용하려고 하는 거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걱정도 되시고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아이가 자꾸 죽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말을 앞세워 엄마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느껴져 겁이 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화가 나시는 듯합니다. 자살을 쉽게 얘기하는 아이의 모습은 엄마의 가슴에 아픔을 남기기도 하지요.

아이가 죽고 싶다고 하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러는지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때, 그 장소가 안전한지 아니면 위험한지를 살펴 안전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살이라는 단어로 엄마를 위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청소년들이 자살을 입에 올리게 되는 시기는 바로 아직 자살할 것인지 결정이 나지 않은 시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확실하게 끝장을 보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자살 이야기를 단순히 자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로 보아야 합니다. 내가 우리 가족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인정되고 있는지, 가족을 의지해도 좋은지에 대해 확인하는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심한 감기에 걸려 기침을 많이 하거나 가슴이 아프다고 할 때 ‘엄살 부리지 마, 관심 받고 싶은 거지’라는 식으로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죽고 싶다는 말은 오히려 무시하거나 괜히 해보는 소리라는 식으로 반응하며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가 비록 관심을 받고 싶어서 자살이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실제로 자살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본인이 어떤 감정이고,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 느낌이 더 많이 드는지 혹은 어떤 시간대에 자살생각이 많이 나는지 물어보시고 공감해 주십시오. 지금도 앞으로도 엄마에게 너는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워주며, 아이가 가진 강점을 찾아주고 위로와 용기를 북돋워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전문기관에서 아이 상담을 진행하시고, 부모님도 함께하신다면 도움이 될 방안을 찾게 될 것입니다.

자살이라는 것은 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에게도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쉽게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살 이야기나 생각 그리고 계획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살충동이나 시도의 비율이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살 이야기가 나온다면 실제로 자살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대하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하시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한 개인의 문제일 수 있지만 살아남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특히, 자살은 더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자살에 대해 생각하거나 시도하는 것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은 아니다. 자살에는 너무도 많은 이유가 있기에 그런 생각에 휩싸이게 되면 혼자서 해결하거나 가족이 도와주더라도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키고 가꾸는데 주저함 없이 전문기관들의 문을 두드려 행복한 가정, 자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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