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초대시]외눈박이 꺼먹소..
오피니언

[초대시]외눈박이 꺼먹소

양산시민신문 기자 407호 입력 2011/12/06 11:09 수정 2011.12.06 10:39



 
↑↑ 김순아
아호 湖堂
부경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전공 박사수료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부지부장
부경대학교 강사
고등‘국어/언어’ 학원장
 
양산시 북부동 4*4-*4번지에 외눈박이 꺼먹소 산다
어미 병구완 하느라 때를 놓쳐 한쪽 눈을 잃어버린,
한 눈으로도 밤하늘 건너는 별과 바람 볼 수 있다고
꼬리로 제 잔등 탁탁 치며 환히 웃는 꺼먹소
어미 떠난 후 남은 아비 살피며 산다
아직도 부르면 대답해주는 아버지가 계신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남은 한쪽 눈 순하게 끔벅대며 산다
밤새 창을 두드리며 오는 비 소리에 촉촉하게 젖어서
1남 2녀 낳고 짬 나면 밭에 나가 씨 뿌리고 거두며 산다
목구멍으로 치솟는 슬픔 되새김질하며
헐렁해지려는 마음 마늘 접 매듯 단단한 접으로 매며 산다
양산시 북부동에 내 큰오빠 한 마리 꺼먹소로 산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