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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에 출범한 (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양산지회(회장 장동렬)의 회원 90여명 모두 3년 이상 무사고로 사업용 차량 종사자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택시를, 나머지 반은 트럭이나 버스 등을 운전하고 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정기적으로 교통봉사와 방범순찰, 청소년 탈선지도를 돕고, 더 나아가 경찰서와 연계해 교통 개선안을 제시해 교통 문화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아침저녁 하루 네 시간씩 교통지도
이들은 아침저녁 출ㆍ퇴근 시간대에 2시간씩 교통지도를 한다. 택시 운전기사가 하루 평균 10시간 근무한다고 봤을 때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무료로 봉사하는 것이다. 삽량문화축전이나 유채꽃축제 같은 지역 축제는 물론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에도 어김없이 교통 지도에 나선다. 교통 흐름을 조절해 소통이 원활히 되도록 돕지만 일부 운전자들로부터 욕설을 듣는 경우도 다반사다.
장동렬(53, 사진 왼쪽) 회장은 “‘너희가 경찰도 아니면서 왜 설쳐?’라고 말하며 무시하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묵묵히 참고 활동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한 달에 4~5번은 방범 활동도 나간다. 학교나 공원 등 취약 지역을 위주로 순찰을 돌며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는 데 앞장서고 있다.
변팔수(55, 사진 오른쪽) 총무부장은 “방범 순찰을 돌 때만 일시적으로 귀가하고 혹여나 순찰하지 않는 날에 위험 상황이 발생하진 않을까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설명한다.
경찰측에 분기별로 교통 개선안 제시
도로가 곧 직장인 이들은 교통 문제에 관심이 많다. 모범운전자회 양산지부는 분기마다 한 번씩 양산경찰서와 업무상황점검을 한다. 이 모임은 회원들과 경찰간 소통 창구로, 경찰측은 회원들에게 달라진 교통 법규를 안내하거나 안전수칙을 교육한다. 회원들은 그동안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도로나 신호 개선안 등을 제시한다.
양산역 앞 대로 중앙선에 설치한 탄력봉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범운전자회가 불법유턴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제시한 것이다. 35번 국도의 연동 신호 체계도 모범운전자회가 건의해 현재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동력 있게 달려가는 것이 장점
모범운전자회의 기동력은 그 자체로 봉사가 되기도 한다. 요즘 같은 김장철에는 배추와 김장 김치를 운반해주는 짐꾼으로 봉사한다.
이들은 가정에서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도 많다. 생업과 봉사가 사실상 분리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이점식(55, 사진 가운데) 행정부회장은 “교통 지도 당직에다 캠페인까지 하는 날에는 거의 손님을 태우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좋아서 하는 일인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즐겁게 봉사하려고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