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우리가 간직해야 할 것은..
오피니언

[화요살롱]우리가 간직해야 할 것은

양산시민신문 기자 408호 입력 2011/12/13 10:40 수정 2011.12.13 10:11




 
↑↑ 유병철
양산대학교 기업경영학과 교수
양산대학교 글로벌 CEO 아카데미 원장
 
“나는 본촌 사람으로 우리 부친 안맹하여 세상을 분별 못하기로 평생 한이 되어 하나님 전 축수하더니 몽운사(夢雲寺) 화주승(化住僧)이 공양미 삼백 석을 불전에 시주하면 눈을 떠서 보리라 하되 가세가 지빈하여 주산할 길이 없압기로 내 몸을 방매하여 발원하기 바라오니 나를 삼이 어떠하오. 내 나이 십오세라, 그 아니 적당하오…”

일방적으로 주책없이 공양미 삼백석을 약속해버린 심봉사에게 한 마디 원망도 없이 몰아적(沒我的)인 효(孝)를 실행하고 있는 심청이가 살아 있다면 부모님께 문안인사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쫓기는 듯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을 준엄하게 꾸짖을지도 모를 일이다.

효는 덕행(德行)의 본질로 인식되어 왔던 선조들의 영향이 아니었더라도 누구나 속죄하는 마음을 가질 터인데 특히나 해마다 연말연시를 맞으면서 느끼는 감정으로 흘러가버리는 안타까움이 있다. 감사하는 마음, 부모, 스승, 친지, 동료, 선후배간 은혜로움을 간직하는 작은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는지. 


선행 실천하면 장수 도움


글로벌 시대 한국 경제가 어떻게 돼가는가는 모르겠으나 항상 연말이 다가오면 봉급쟁이로서는 세금이라도 좀 덜 낼 방도가 없는지, 내년에 급여가 좀 더 오를 것인지가 항상 관심사이다. 대인관계가 좀 넓거나 미말지직(微末之職)이라도 직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각종 경조사의 체면유지에 벙어리 냉가슴 앓지 않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위로 가면 갈수록 그 정도는 심해진다. 뭔가 아리송한 이 문화병을 치료할 명의는 없는지. 그 옛날 잔칫집에서 국수 먹고, 초상집에 소주 한 병 들고 가서 함께 울던 참 이웃은 다 어디로 갔는지 현대 문명이 낳은 병폐임에는 분명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축하와 함께 슬퍼해야 할 엄숙한 순간에 현금수납 고지서(?)를 받는 느낌은 솔직히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사회인으로 저 혼자 유별날 수도 없는 일.

미국 심리학회지에 의하면 남에게 베풀고 이웃을 돕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 배나 오래 산다는 추적조사 결과가 보도되었다. 금연이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남에게 주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2개 이상의 단체에서 자원봉사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향후 5년 안에 죽을 확률이 63%나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장수 부부들도 선행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행하는 부부가 많았고 남을 돕는 일에 무관심하게 살았던 사람들은 일찍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하였다.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다들 한 번쯤은 풀밭에서 ‘네 잎 클로버’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세 잎 클로버 사이에 숨어 있는 ‘행운’이라는 이름의 ‘네 잎 클로버’를 찾아 책갈피 속에 꽂아두고 행복한 순간을 꿈꾼 나날들. 그런데 그 ‘네 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스쳐 간 많은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행복’이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이름 하나의 덩어리는 ‘점, 선, 면, 입체’로 구성되어 있다. 한 방울의 물이 넓은 바다를 만들고, 한 줌의 모래가 쌓여서 광활한 대지를 만들고 발자국이 쌓여서 길을 만든다.

그동안 우리들은 행운을 뜻하는 ‘네 잎 클로버’를 찾고자 행복을 뜻하는 ‘세 잎 클로버’를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고 있지 않았나 반성과 후회를 하면서 행운이 아닌 행복 속에서 하루하루 감사히 살고자 다짐하고 앞으로 네 잎 클로버를 찾을 땐 세 잎 클로버를 밟고 서 있지 말아야겠다.


나눔 실천으로 따뜻한 사회를


공자는 ‘내가 남을 사랑하면 남도 나를 사랑한다’라고 하였다. 사랑은 먼저 주는 것이다. 남에게 베풀고 사랑을 주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들 기쁘고 행복하게 한다. 탈무드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한 쪽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다른 쪽도 뜨거움을 느끼는 한마음 한몸이 될 때 진정 함께 사랑하는 형제가 되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위해 주는 마음이 내가 잘되는 길이고 살맛 나는 사회가 된다.

조개가 고통 받는 곳에서 진주가 나오고, 황소가 힘들어하면서 우황을 만들며, 사슴이 인내하는 가운데 녹용을 생산하듯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도 더욱더 희생과 나눔, 봉사정신을 통하여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로 발전될 것이다.

큰 샘이 좋은 것이 아니고 작지만 마르지 않는 샘이 좋은 것처럼, 한 번 퍼내고 나면 금방 말라버리는 샘 같은 우리들이 아니라 비록 작지만 끊임없이 좋은 물이 흘러나와 아낌없이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이 한결 같은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차가운 겨울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사회 나눔의 실천이 ‘따뜻한 양산’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