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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도가니’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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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도가니’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양산시민신문 기자 408호 입력 2011/12/13 11:23 수정 2011.12.13 10:55



 
↑↑ 박민현
무궁애학원(장애인복지시설) 원장
 
근 20년을 장애인복지에 관여하여 일한 사람으로 나름 다양한 일을 경험했으나 영화 ‘도가니’가 우리의 하는 일에 준 영향은 참으로 크다 하겠다.

먼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장애인복지에 관련하여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장애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에서 일련의 부도덕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공동의 책임감을 느끼며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도가니’로 인해 그동안 장애인 복지에 대해 소원했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대중적 소통과 공유의 가능성을 인식시켜 준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대중의 관심과 여론의 반응으로 정부와 관계 당국에서는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사회복지사업법을 고쳐 족벌 위주의 운영체제를 바꾸기 위한 공익이사제 도입,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여 ‘항거불능’ 조항 성폭력특례법에서 삭제, 도가니 방지법 제정,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인권침해 사례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 등 제2의 도가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기존의 장애인복지시설을 범죄 가능 집단으로 규정하고 대응하는 듯한 일부 대책들은 마음 한편 씁쓸하고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오랜 기간 장애인들의 삶은 우리에게서 외면되어져 왔고, 한 인격체로서 한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향유하지 못한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 역시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 행복한 삶은 사치스러운 것도 거창한 것도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어간다는 것은 참 힘든 것 같다.

특히, 장애인들의 삶에 있어서는 늘 예외가 존재하고, 장애인을 끊임없이 타자화시키고, ‘장애인이니까 어쩔 수 없지’라며 우리는 무관심했고, 가까이하기엔 왠지 부담스러워, 우리의 삶에서 배제하려고 했던 인식이 이 사회에 존재하는 한 그들이 꿈꾸는 행복한 삶은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도가니’는 장애 및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에 큰 경종을 울렸다. 이번을 계기로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고 그동안 곪아 있던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이는 곧 우리 사회가 장애인이 우리의 삶 가운데에서 함께 뒤섞여 살아갈 수 있도록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지원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에 사는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보장된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또한 장애인복지를 위해 일하는 종사자들은 좀 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 보통사람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한 권리를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장애인이 지역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통로를 같이 만들고, 선택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맡은 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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