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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유럽 커뮤니티 비즈니스]양산, 지금부터 체계적 준비 시..
기획/특집

[유럽 커뮤니티 비즈니스]양산, 지금부터 체계적 준비 시작할 때

김명관 기자 cheongam@ysnews.co.kr 409호 입력 2011/12/20 11:26 수정 2011.12.20 10:56
③양산의 미래를 본다 - 국내·외 성공사례 양산에 접목해야



↑↑ 작은 아이디어가 수십만명이 찾는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한 파르마의 ‘november porc’ 축제 현장

커뮤니티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는 지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을 활용하여 비즈니스의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뜻한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경쟁의 시대’에 소외 되어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새롭게 복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경제가 살아나다
 - 스위스 커뮤니티 비즈니스
2. 마을이 세계로
 - 이탈리아 커뮤니티 비즈니스
3. 양산의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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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공동체에서 대안 찾는 순천
양산도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 지양해야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적인 것(Community)과 경제적인 것(Business)을 합성한 용어이다.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주민이 주체가 돼 자발적으로 지역문제에 대처하면서 비즈니스로 성립시키는 지역의 활력 만들기이다.

마을공동체, 기업, 사업, 일자리, 순환, 아이디어, 지역자원, 수익, 지역문제, 지속가능성, 공공성, 주민….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연관되는 핵심 단어들이다.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사업을 운영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자발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상품을 개발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로 요약되는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목표는 ‘함께 사는 행복한 동네’다.

80세 할머니가 즐겁게 일하고 농촌을 떠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동네, 아줌마들이 일하면서 봉사하고 마을 이장님이 사장이 되고 마을 주민은 주주가 되는 동네, 시장과 공무원은 이러한 동네에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네….

일본,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동네가 완주군과 순천시에도 있다. 특히 세계적인 생태습지가 자랑거리인 순천시의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생활공동체’로 확산되고 있다.

인구 27만, 양산과 비슷한 규모인 순천시는 여러모로 양산이 벤치마킹할 대상이다.

2004년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된 순천시는 누구나 다 하는 프로그램을 답습하지 않았다.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자치활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마을 만들기’ 활동에 집중하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늘었다.

2005년부터 각 읍·면·동별로 ‘좋은 동네 주민자치 대학’을 개설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높여나갔다. 주민들 스스로 찾아낸 마을 문제를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풀어내고 실천으로 옮겼다.

순천시는 지난 6월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조례’를 ‘지속가능한 생활공동체 활성화 조례’로 개정했다. 이 조례는 순천시의 지속가능한 생활공동체를 위해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의 체계적인 개발과 육성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순천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지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돼 비즈니스 형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주민자치역량과 자발적 참여가 우선
공무원과 단체장의 헌신적지원 필요


순천시의 이 조례는 주민자치센터 활성화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양산의 여러 지역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양산의 주민자치센터가 이러한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 있는 반면 순천시는 커뮤니티에 비즈니스를 결합시켜 새로운 경제순환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양산시의 주민자치센터는 지역 문화행사, 전시회, 생활체육 등 문화여가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강사를 섭외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문화·복지·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양산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에 의하면 문화여가기능 외에도 많은 역할이 가능하다. ▶지역문제 토론, 지역행사 통합추진, 자율방재활동 동의 주민자치기능 ▶건강증진, 마을문고 청소년공부방 등의 지역복지기능 ▶회의장, 알뜰매장, 생활정보제공 등의 주민편익기능 ▶평생교육, 교양강좌, 청소년교실 등의 시민교육기능 ▶내집앞 청소 및 마을환경 가꾸기, 불우이웃돕기, 청소년지도 등의 지역사회진흥기능 등을 읍·면·동 실정에 따라 적합한 기능을 특화해 수행할 수 있다. 순천시와 비교해 양산시의 주민자치센터는 편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순천시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왕성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배경은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된 2004년부터 문화 프로그램 위주의 운영을 지양하고,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자치활동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읍·면·동 별로 ‘좋은 대학 주민자치 대학’을 개설해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마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자치역량을 키웠고, 주민들 스스로 찾아낸 마을의 과제를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풀어내는 학습이 그대로 실천으로 이어지게 했다.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순천시는 지속적으로 조례를 보완해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양산시의 주민자치센터도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도입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제도적 뒷받침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본지 이현희 기자의 국내와 일본의 지역커뮤니티비즈니스 사례를 통해 국내의 많은 지역에서  발빠르게 사업을 수행하고 있음을 기사화했다. 더불어 스위스,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양산의 미래도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은 왜 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함께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더 많이 갖고 그것을 가진 자가 이끄는 것이 아니었다.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이 삶의 주인이었다.

마을,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생활, 소득이 생기면 주민과 나누고 배려하는 사람들, 소형차를 타고 손님을 직접 맞이하는 시장, 공무원이 지역 마케팅에 팔을 걷어 부치고 은퇴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다시 지역에 돌려주는 열정,  지역 기업을 세우기 위해 시민들이 나서서 자금을 내놓는 모습, 작은 가게를 지키는 장인정신과 그들이 내놓은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는 주민들….

인위적으로 예산을 쏟아 부으며 개발하지 않아도 관광객이 북적대는 지역,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라는 답을 던져주고 있다.

김명관 기자 cheongam@ysnews.co.kr
(유럽 커뮤니티비즈니스 공동취재단)

↑↑ 1088년 설립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볼로냐대학은 1988년에는 개교 900주년 기념식을 열기도 했었다. 이 대학 곳곳에 공방이 산재해 있으며 이곳에서 세계적인 수제 명품이 생산되고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업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자 도시가 되었다.

↑↑ 파르마의 축제 행사장에서 수제 소시지와 햄을 판매하고 있는 지역주민들

↑↑ 이탈리아 치비텔라시장과 슬로시티 올리베티 사무총장이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치비텔라시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단체장의 적극적 지원으로 세계적으로 슬로시티의 상징적인 도시가 되었다.


이탈리아 파르마 변두리에서는

작은 마을 축제, 이야기가 넘치고
사람들로 북적대다


취재 일정 가운데 주말을 맞아 이탈리아 볼로냐로 이동하기 전 파르마 주변에서 열리는 작은 마을 축제에 참여했다. 기자단은 20일 지벨로에서 열린 ‘쿨라텔로왕의 맛과 즐거움’ 현장에 참여했다.

4개의 도시에서 4주 동안 주말마다 릴레이로 펼쳐지는 ‘틈새 축제’였다. 일명 ‘돼지 축제-쿨라텔로의 거리에서 열리는 10번째 november porc’. 축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좁은 마을길을 따라 햄, 와인, 맥주 생산자들이 천막을 펼쳐놓고 홍보·판매를 하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 축제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11월 안개 속에 파르마 주변지방에서 지벨로의 햄과 그의 조상을 맛볼 준비가 되어있나요?”, “가장 뚱뚱한 돼지고기와 가장 무거운 신부, 기네스북에 나오는 가장 긴 햄, 그리고 가장 큰 초콜릿을 한입씩 먹을 준비가 되어있나요?”, “‘노벰버 폭’을 수첩에 적어 놓으세요. 지벨로 쿨라텔로의 길에서 주최하는 4주간 주말에 열리는 2011 행사에 이 지역 특산물이 테이블에 올라갑니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Sissa에서 5, 6일에 ‘돼지의 맛’이라는 주제로, 그리고 12, 13일에 폴리시네 파르멘세(polesine Parmense)에서 ‘신부님과 추기경님을 요리하다’라는 주제로 19, 20일에는 지벨로(Zibello)에서 ‘쿨라텔로왕의 맛과 즐거움’ 그리고 로카비앙카(Rocca bianca)에서 26, 27일에 ‘각종양념과 차의 하모니’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노벰버 포크행사는 시민 안전 방범대와 시식음식을 만드는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이벤트를 준비하는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았던 파르마 주변 지방도시를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로 탈바꿈시켰고 관련 지역개발에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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