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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나누며 봉사하는 삶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자”..
오피니언

[화요살롱]“나누며 봉사하는 삶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410호 입력 2011/12/27 09:45 수정 2011.12.27 09:12



 
↑↑ 이명진
양산대학 호텔관광과 교수
 
세월이 화살과 같이 지나간다는 말을 피부로 실감 나게 하는 12월 막바지이다. 2011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종소리를 들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흘러 한 해를 정리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사람이면 누구나 시작과 마지막에 큰 의미를 두며 산다. 2011년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나름대로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각오도 다지며 꿈과 희망에 가슴 벅차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 해의 마지막 시점에 서게 되면 오만가지 상념이 찾아든다.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었는지 지금쯤 한 번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풍성한 자신의 삶을 위해 좋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한 해를 살았는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했는지,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다른 사람들과 물질과 마음을 나누며 살았는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는지, 귀중한 나의 삶과 내가 속한 이 세계에 대해 얼마만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는지, 나태하지 않았는지, 교만하지 않았는지, 늘 분노에 가득 차 있지는 않았는지 등등 한 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자성해 보자. 아마도 다가오는 2012년에는 좀 더 나은 나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수 있을 것이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20대에는 시간의 아쉬움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한다. 지금 이 시간이 늘 지속될 것이란 생각으로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해가 바뀌는 것에 대해 예민해지고,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는 것에 대해 허무함을 느끼며, ‘지내 놓고 보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넋두리를 하며 세월의 무상함을 덧없이 이야기한다.

사람이 사는 일은 금방이며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허무하다는 인생에 따뜻한 촛불을 밝히며 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빈민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마더 테레사 수녀가 그렇고, 기아에 허덕이는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한 오드리 헵번의 삶이 그렇고, 아프리카 남수단 시골 마을 톤즈의 어린이와 친구가 되어 자신의 삶을 불태우고 선종한 이태석 신부의 삶이 그렇고, 이름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른손을 하는 일을 왼손도 모르게 하는 수많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은 봉사의 삶이 허무하다는 우리 삶에 따뜻한 빛을 밝혀주고 있다.

얼마 전 가수 하춘화가 올해 부산에서 2회 공연해 벌어들인 수익금 전액을 부산의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하는 장면을 매체를 통해 보았다. 어찌 하춘화뿐이겠는가?

요즘 많은 유명연예인이 물질뿐만 아니라 재능까지도 우리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접한다.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높고 특히 청소년들에게 영향력이 뛰어난 연예인들이 앞장서 모범을 보이는 모습은 많은 사람의 동참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회적인 인사와 연예인들이 나누고 봉사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사회에서 6명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냈고, 그 자녀 중 미국 이민 역사상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를 지낸 고홍주 교수를 길러 낸 전혜성 교수는 자녀가 4~5살 때부터 사회기부에 대한 가치관을 갖도록 교육했다 한다. 그녀는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자녀를 거실에 앉혀놓고 ‘엄마는 올해 사회를 위해 무엇을 기부할 텐데, 너희들은 무엇을 기부할 건가?’를 질문하며 자녀를 고민하게 했단다. 그럼, 어린아이들은 고민에 고민을 하다 가장 아끼는 곰 인형을 내어 놓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책을 통해 읽은 적이 있다. 우리가 기부천사 김장훈처럼 수백억을 기부할 수도 없고, 우리는 무엇을 내어 놓으며 나누는 삶을 실천해야 하는가.

겨울이라 날씨도 춥고 경제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차가워진 나의 손을 내밀어 주변 사람들의 손을 잡아본다면 서로의 추위가 상쇄되지 않겠는가. 꽁꽁 얼어붙은 마음의 문을 조금만 열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주고 물질을 주는 나누는 삶을 행동으로 한 번 옮겨보자. 아마도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보다는 한 번 살아 볼 만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 것이다.

올해를 잘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미소를 한 번 먼저 건네 보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내가 가진 조그마한 정성을 전해보자. 천 원이면 어떻고 천 만 원이면 어떤가.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따뜻한 정이 더 중요한 것이다.

나누는 삶에서 느끼는 행복은 배가 된다. 받는 사람도 행복하지만 주는 사람의 마음도 행복해지는 마술과 같은 것이 나누는 행복이다. 한 해가 저물어 섭섭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을 한순간에 멈추게 해주는, 나누는 봉사의 삶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있는 사람으로서 한해를 마무리하자. 그러면 아마도 다가오는 2012년 우리네 삶이 강렬한 태양 빛으로 뜨거워지진 않겠지만 훈훈한 사람의 온기로 따뜻해져 더 희망찰 것이다. 지금, 내 삶을 풍성하게 해 줄 구세군의 자선냄비라도 당장 찾아가 마음을 나누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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